전형적 야담집인 '천예록'의 저자는 조선 중기 서인(노론) 출신으로 권력의 핵심에 있던 임방(1640~1724)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작자 고증에 대한통설을 뒤엎으면서 우리 소설사에 한 주요작가를 추가했다.경북대 진재교교수(한문학)는 "19세기 한문학자 심능숙이 '계서잡록' 서문에 박학하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선비는 필히 저서를 후세에 남겼는데수촌의 '천예록'이 그것이며 '용제총화'가 그러하다고 쓰고 있다"면서 여기서 수촌은 임방의 호이며 작품에 나오는 사건과 임방의 생애가 일치하고 있다고 밝혔다.이는 일인학자 대곡삼번이 이 야담집의 저자를 '이산보의 증손중 한명'이라고 주장한 이래 우리 학계의 정설로 굳어졌던 오류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것으로 보인다.
천예록중에 "...'백악'과 '서악' 두 이야기는 나의 동갑 친구인 김문백이전해준것이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여기서 '문백'은 좌승지 김세정(1620~1682)의 아들 진규의 호이며 김진규와 임방은 1640년생 동갑내기로 위의 내용과 일치한다. 대곡삼번은 작품에서 '정공(정원석)은 우리 아버지(임의백)께 내종형이 된다'는 구절해석에서 오류를 빚었다는 것이다.임방은 정치적인 삶의 모습과는 달리 문인으로서 문학에 대한 관심과 조예가 남달라 당대 홍만종이 '시화총림'의 후서를 부탁할 정도로 시문에 대한명망이 높았으며 '수촌만록'이라는 시화집을 남겼다.
천예록에는 모두 62편이 실려 있는데 체제상 각편에 '7언'의 제목을 붙여각 작품의 의미를 되살리고 있으며 많은 작품에서 구비전승의 과정을 거침으로써 이른 시기에 형성된 야담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진교수는 "이제까지 야담이 정권에서 소외된 불우한 인물에 의해 주로 지어졌다는 것이 너무 강조됨으로써 실상이 왜곡된 감도 없지않다"면서 야담이나 한문단편에 대한 연구를 다시 시작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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