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러국립극동대에 한국학대설립 고합그룹장치혁씨

입력 1995-10-04 08:00:00

"협력은 존경심에서 나오고 존경심은 서로의 문화를 알때 생깁니다.한국학대학은 한.러 문화에 모두 친숙한 인재를 양성할 것입니다"러시아 국립극동대에 한국학 단과대학을 설립, 한.러 교류사에 새로운 장을 연 장치혁 고합그룹 회장은 3일 귀국길에 오르기전에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학대학의 미래상을 그려 보였다.장회장은 언론인이자 교육자였던 선친(산운 장도빈 선생)이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한 직후인 1912년 이곳으로 망명, 항일운동을 벌였기 때문에 연해주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는게 주위 사람들의 전언이다.

"지난 92년 처음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았을때 다가오는 2000년대에동북아의 요충지가 될 것임을 확신했습니다. 지도를 보면 금방 제말에 동의할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와의 협력강화는 대단히 중요합니다"그는 21세기의 역사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협력시대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협력기반 조성의 첫걸음은 양국의 문화와 언어를 잘아는 인재를 육성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고합그룹이 연해주와 아무르주에서 2억8천만평 규모의 농축산 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등 러시아와의 협력사업을 강화하는 것도 그같은 맥락에서라고 장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국학대학 개교식이 끝난후인 2일 저녁무렵 아무르만이 내려다 보이는 블라디보스토크시 중심가의 신한촌을 들렀다. 신한촌은 한일합방후 망명한 조선인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한국학대학과 마주보고 있다. 그는 선친이1913년 이 곳을 방문, 조국을 잃은 동포들의 비참한 삶을 보고 눈시울을 적셨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회상했다. 한국학대학이 아무르만의 물굽이를 사이에 두고 신한촌과 마주한 언덕에 세워진 것이 우연만은 아닌 듯하다.(블라디보스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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