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북경까지 가야했나

입력 1995-10-02 08:00:00

제3차 남북 당국자 회담이 수일째 북경에서 계속되고 있으나 양측의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내용이다. 최근에 와서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이 차츰 중심을 잡아가는듯 해서 다소 안도감을 가지면서도 이번 북경회담을바라보는 기분은 썩 좋지 않다. 애당초 수재로 더욱 다급해진 북한 당국이쌀 지원외 다른 생각이 없이 회담에 임하고 있는 바 인데 무슨 성과를 기대할 수 있었을까 싶다. 더구나 3차 남북회담에 나온 북한측 전금철이라는 자는 직함마저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고문'이라는 비당국자 직함을 고집하고 있는 마당에 당국자회담이라는 회담의 성격마저 모호하지 않은가 말이다.그리고 북한 당국이자주 말하듯이 쌀지원과 수재지원문제라면 남북한간의 민족문제인데 회담장소는 굳이 북경까지 가서 할 필요는 뭐가 있을까 싶다.남북한 문제를 토의하기위해 UN이 공인한 판문점이라는 회담장소가 지척에있는데 여기서는 왜 회담을 못하는 것인가? 원래 도와주고 도움받는 일은 도움을 받는 측의 입장도 있기에 조용하게, 가급적이면 남들이 모르게 하는 것이면 더욱 좋은법, 굳이 남의 나라에까지 가서 이러쿵 저러쿵 할게 뭐가 있는가? 북한 당국도 진정 불쌍한 인민을 기아에서 소생시킬 생각이 있다면 알량한 자존심쯤 과감하게 버리고 보다 진실되게 진지한 태도로 회담에 임해주길 바란다. 정부도 이젠한건주의에 급급하지 말고 신중한 대북정책으로 통일기반을 쌓아나가야 할 것이다.김종학 (대구시 동구 신기동 화성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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