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기업 진화론

입력 1995-10-02 08:00:00

일본의 나가오카(장강)사는 1940년에 창업하여 레코드 바늘과 시계용 정밀가공부품을 제조하는 회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창업 50주년이 되는 1990년 8월22일 결국 폐업하고 말았다.이 회사는 해체에 이르기까지 세차례의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첫번째의 시련은 70년대 후반에 불어닥친 디지틀 붐으로 아날로그 방식을채택하던 나가오카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이의 극복을 위해 의료용 레이저칼을 개발했으나 판매망의 미비로 실패했다. 두번째의 시련은 70년대 말의카세트 테이프 붐으로 레코드 바늘의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세번째의 결정적인 타격은 82년 이후 등장하 CD였다. 물론 이 회사도 시련을 극복하기 위하여 비디오 디스크 및 비디오 소프트웨어 분야에 진출을 필사적으로 시도했으나 경쟁사보다 한발이 늦어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나가오카사의 이러한 실패와 같이 일반적으로 기업의 수명은 창업후 30년정도에서 전성기를 이루고 이후에는 변신하지 않으면 재도약할 수 없을뿐 아니라 수명도 연장할 수 없다는 게 정설이다. 워드 프로세서가 보편화되면서사무실에 타자기가 사라진 것을 보면 알 것이다. 생물은 생활환경에 적응하면서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진화하고 생존경쟁에 적합한 것만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된다는 라마르크와 다윈의 진화론은 기업에서 더욱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러므로 최고경영자는 지속적인 시장점검과 연구개발로 환경변화를 예리하게 관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사야한다. 오늘날 지구촌의 환경변화는 너무나 급격하여자칫 게으름을 피우면 나가오카사처럼 사라질 기업이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은것 같아 두렵기까지 하다.

〈대구효성가톨릭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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