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에서 열렸던 제3차 남북회담은 4차회담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결렬됐다. 양측이 함께 도달해야 할 동일한 목표지점은 뚜렷이 잡혀 있는데도 밀고당기는 샅바싸움이 길어 우선은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회담의 결렬은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식량난'과 '큰물피해'로 한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북한측이 더 답답하기 때문에 회담의 물꼬는 북측이 틀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이석채재경원차관과 전금철대외경제협력추진위 고문을 수석대표로 한 남북대표단은 지난달 30일 중국대반점에서 나흘째 접촉을 가졌었다. 우리측은 우성호의 즉각적인 소환을 주장했고 북측은 쌀의 추가지원문제에만 매달리는바람에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3차회담에서 어떤 결론을 도출해 내지는 못했으나 정부가 우리의 입장을분명히 밝힘으로써 남북회담의 이니셔티브를 거머쥐었다는데 큰 의미를 찾을수 있다. 나아가서 남북한간의 지원과 협력을 의논해야하는 남북회담은 제3국이 아닌 한반도내에서 개최돼야 함은 물론 남북 쌍방 대표들의 직함과 자격을 확실히 하여 회담에 임하자고 요구한 것은 북한의 남한배제전략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따라서이번 회담에서의 분명한 입장천명은 더이상 북한의술수에 말려들지 않고 또 끌려 다니지 않겠음을 내비친 선언적 의미도 있다.이번 회담에서 우리가주장한 요구는 전제조건이 아니라 합리적 사고에서출발한 원칙표명이다. 우리가 제시한 안건은 △우성호 송환 △안승운목사 납북경위및 송환 △상호비방 중지등 극히 지엽적인 문제들이다. 그러나 북한측이 요구하는 현안은 △쌀 추가지원 △수해 복구 지원 △나진·선봉지구의 경협등 범국가적인 문제일 뿐더러 시기를 늦추면 매우 곤란한 문제들이다. 그런데도 북한측은 진실된 마음은 내보이지 않고 정부의 공식대표도 아닌 반민반관 성격의 대외경제협력추진위고문이란 사람을 앞세워 계속 술수만 부리고 있다.
우리는 북한의 외교술을 익히 잘 알고 있다. 모든 사안을 벼랑끝까지 몰고가 일괄타결로 마무리하는 그들의 수법에 더이상 속아서도 안되며 묵인해서도 안된다. 북한은 핵소동 이후에 국제적으로 기여한것도 없으며 단한가지의약속도 지킨것이 없다. 그래서 북한은 신뢰할수 없는 집단이란 낙인이 찍힌지 오래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정부는 우리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버릇을 뜯어 고쳐 주어야 한다.
북측 현안인 쌀·수해·경협등은 북한주민을 위해선 화급하게 도와주어야하나 지도자들의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미룰 수밖에 없다. 당분간 남북관계가 소원해지고 경색될 가능성도 있으나 크게 근심할 필요는 없다. 대북문제는 매달려서 풀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풀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해법이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