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챔피언컵 심판매수 파문

입력 1995-09-29 08:00:00

유럽 축구의 최강들이 겨루는 챔피언컵 리그에서 우크라이나 대표인 '키예프 디나모'팀의 심판매수기도 사건이 발생, 유럽축구계가 들끓고 있다. '모스크바 스파르타크'와 함께 구소련 축구의 자존심이었던 디나모팀은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모스크바에 도 극성팬들이 많기로 유명한 명문중의 명문클럽.올해 세계축구계 최대의 스캔들로 기록될 이 사건은 지난13일 키예프에서벌어졌던 그리스 대표로나온 '파나티나이코사'팀과의 1회전 경기를 앞두고디나모 팀 관계자가 이 게임의 주심인 스페인의 안토니오 니예토 심판에게우호적인 판정을 부탁하며 3만달러와 모피코트 2개를 뇌물로 준 혐의로 유럽축구연맹(UEFA)이 디나모팀을 3년동안 제명하기로 결정한데서 비롯. 이 조치로 디나모 팀은 유럽무대에서 97~98 시즌까지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이러한 연맹의 단호한 제재조치도 수많은 의혹을가라앉힐수 없었다. 먼저이 사건의 당사자이며 축구연맹에 매수기도사실을 보고한 니예토 주심의 불투명한 행적이 의심을 사고 있다.

스페인의 '엘 파이스'지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니예토 심판은 처음 뇌물제공 제의를 받고 승낙했지만 이것은 물증을 잡아 연맹에 고발하기 위한 기지였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보면 이 스페인 심판은 양심과 정의의 사도인 것이다.

그러나 모스크바언론들은 디나모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전혀 다른 사건전모를 전했다. 쇼핑을 마친 니예토씨가 팀 관계자에게 계산서를 주며 은근히 대신 지불해 줄 것을강요했다는 것이다. 이같이 완전히 상반된 주장 속에 유럽축구연맹은 일방적으로 심판의 보고만을 쫓아 징계결정을 내렸다.다른 정황을 보아도 의문점은 많다. 경기의 선심을 본 치리노씨는 약체인그리스와의 대전을 위해거금의 뇌물을 주려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증언했다.

이 경기에서 디나모팀은 당연히(?) 한수 아래의 그리스팀을 이겼고 승패에편파적인 판정이 영향을 미칠 소지도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경기에 지고도디나모의 제명조치에 힘입어 2회전에 오르게 된 그리스팀이나 경기를 지켜본관중들 누구도 당시의 판정에 대해서는 의심하지않았었다. 디나모 팬들이이번 사건이 조작된 음모라며 흥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디나모 팀은 이미 재심을 요구한 상태이다. 〈모스크바·김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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