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쓰레기 정책(하)-재활용도 한계 '줄이기'몰두

입력 1995-09-25 08:00:00

매립이나 소각의 경우는 갈수록 비용이 늘며 다른 오염까지 유발해 점차재활용과 쓰레기 배출 자체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법이 다각도로 모색되고있다.▲재활용-급팽창의 한계

미국에서 쓰레기 처리방식을 근본적으로 뒤바꿔 놓은 요인은 바로 재활용쓰레기 분리 수거량이 놀라울 정도로 늘어난 것이다. 재활용 시장이 최고의호황을 누리던 지난 93년 미국에서는 폐지의 34%,유리의 22%, 그리고 천 종류의 20%가 재활용됐던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그러나, 재활용에도 한계가 있다. 급팽창세를 보이던 재활용품 수거가 최근 들어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도시 근교지역까지 분리수거를 확대하도록 명령함에 따라 그 수거와 수송을 위한 비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거비용의 증가는 재활용 확대에 가장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을 아름답게 지키기 위한 프랭클린 재단' 이란 단체가 지난해 내놓은연구결과에 의하면 오는2000년까지 전체 고체쓰레기의 30%를 재활용한다는목표를 달성하려면 재활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세대수를 지금보다 거의 두배로 늘려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나아가 전체 고체쓰레기의 절반정도가분리수거된다해도 재활용률은 35%선을 넘지 못하며 현단계에서 이는 기술적한계로 받아들여진다.

▲쓰레기 배출-어떻게 줄일 것인가

지금까지 수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쓰레기 배출 억제를 위한 각종 정책을시행했지만 아직 그 확실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책시행에따라 얼마나 쓰레기 발생이 줄었는가를 계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없어 정책효과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쓰레기 발생억제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각 기업체들의 자발적인 노력이었다. 예를 들어 지난 20년 동안 음료수 알루미늄캔 하나의 무게가 20%나 줄어들었고, 양철통이나 유리병의 경우도 그 재료함량이 1/3으로 줄어들었다.소비자들의 자각도 한 몫을 했다. 소비자들이 지나치게 커다랗게 포장된물건을 기피하자 생산자들은 포장을 대폭 줄이거나 이미 판매된 세제나 식품류 용기에 내용물만 다시 채울 수 있도록 하는 '리필제품'의 생산을 늘렸다.현재 미국에서 가장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쓰레기 배출억제 정책은 상품포장재에 수은, 납, 카드뮴 등의 유해물질 사용을 억제하고, 자치단체 사무실에서부터 사무용품의 재활용을 늘리며 학교 및 사무실에 전문가를 파견해 쓰레기 배출 억제방법을 홍보하는 것 등 세가지다.

비록 쓰레기 정책이 어느 정도의 쓰레기 발생을 줄였는가를 정확히 산출할방법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보다 많은 쓰레기 처리를 위해기초시설을 증설하는 것보다 쓰레기 배출 억제를위한 홍보에 나서는 것이훨씬 경제적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EPA의 최근 분석에 의하면 현재 미국인 1인당 쓰레기 발생량은 하루 2㎏이지만 앞으로 각종 쓰레기 발생억제 정책에 힘입어 오는 2천년이면 1·95㎏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워싱턴·공훈의특파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