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24일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자치확대를 위한 협정에가조인함으로써 28년여에 걸친 이스라엘의 이 지역통치를 마감하고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기틀이 마련됐다.그러나 이를 이행하는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무장 강경파들이복병으로 도사리고 있어협정이행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제기되고 있다.가장 심각한 문제는 어정쩡하게 처리된 헤브론시의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유태인 무장 정착민 4백50여명이 12만명의 아랍인들과 섞여있는 이곳에서는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양측 사이에 투석전이 벌어져 협정 이행에 대한 불안한 전망이 단순한 우려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양측이 가조인한 협정에는 이스라엘 병력을 올 연말까지 대부분의 도시에서 철수하되 유태인 정착민을 보호하기 위한 소수 병력의 주둔은 허용하고있다.
극단적 성향의 유태인 정착민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무장팔레스타인인에 대해 사격을 가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협정이행을 강행하려는 이스라엘 병사에 대해서도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등 협정에서규정된 이스라엘-PLO 합동순찰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있다.
가자지구의 경우 5천여명의 유태인들이 한 공동체에 모여 살고있는 반면요르단강 서안에서는 14만여명이1백28개 정착촌에 흩어져 살고있다는 점이서안의 자치확대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양측은 협정에서 유태인 정착민들의 이주를 촉구하지 않았을 뿐만아니라이들의 비무장을 요구하지도 않고있다. 대신 양측 주민들 간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일련의 우회로와 이스라엘-PLO간의 미묘한 협력체제를 설립하려는시도를 하고있다.
그러나 이는 말처럼 이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텔 아비브대 정치분석가 마크 헬러는 "(양측의 협정에는) 심각한 문제를초래할내용들이 잠재돼 있다"면서 "팔레스타인 경찰관이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해 첫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한 뒤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는 알 수없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요르단강 서안 정착민 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유태인과 아랍인 간의 내전을 촉발시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팔레스타인측 강경파들의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팔레스타인 비평가들은 팔레스타인의 주요 자치지역이 이주 및 통상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는 단순한 '부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서안과 이어지는 주요 도로의 통제권을 여전히 이스라엘이 장악함으로써 팔레스타인측에 대한 정치,경제적 압력의 수단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야세르 아라파트 PLO의장의 대변인직을 맡아오다 현재는 PLO 정책에 대한주요비평가로 등장한 하난 아시라위는 "이는 매우 복잡한 협정으로 이행하기가 어려운것"이라고 단언했다.◇1993년
▲9월13일: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의장이 미국의 워싱턴에서 만나 팔레스타인 자치협상 선언문에서명.
▲10월13일:자치 시행과 동시에 이집트의 타바에서 가자지구및 예리코시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문제 협상 시작.
**1994년
▲2월25일:서안지구 헤브론시의 한 회교사원에서 유대 정착민이 총기를 난사,예배를 보던 팔레스타인인 29명 사망. 이후 PLO측은 이스라엘과의 협상을연기.
▲3월31일:이스라엘과 PLO측은 이집트의 카이로에서 회담을 재개,헤브론시에 1백60명의 국제감시단을 배치하는 협정을 체결함.
▲4월29일:이-팔 양측,파리에서 경제협정 서명.
▲5월18일:이스라엘군,가자지구및 예리코시 철수 완료. 팔레스타인 경찰이치안책임 인수.
▲7월 1일:아라파트 PLO 의장,27년간의 망명생활 청산,금의환향.▲8월29일:이스라엘,서안지구내 교육-보건-세제-관광-사회복지 문제 관련PLO에 권한 이양 동의.
▲11월18일:PLO 경찰,자치 반대 시위를 벌이던 회교근본주의 세력들에 총격,13명 사망,2백명 부상.
**1995년
▲8월 27일:이-팔, 카이로서 회담. 서안지구내 8개 부분에 대한 권한 이양협정에 서명.
▲9월24일:양측은 여러차례 협상시한을 넘긴 수 개월 간의 협상 끝에 서안지구내 나머지 지역들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를 확대키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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