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길 사자 변신의 몸부림(4)-프런트

입력 1995-09-23 08:00:00

"삼성라이온즈는 이제 그룹이지향하고 있는 제일주의(우승)에서 벗어나야구단을 운용해야 한다고 봅니다"프로야구관계자들은 야구단도 돈벌이 수단인만큼 삼성구단은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기업적인 측면에서 목표를 잡아야 한다고주장하고 있다.

대구야구팬들도 올시즌 삼성프런트의 대규모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결국'우승'이라는 단기적인 목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출범14년을 맞은 우리 프로야구는 실제로 팀마다 우승이라는 지상목표아래구단을 운영해왔다.

삼성역시 어느팀보다 우승에 목말라했지만 단 한차례 한국시리즈 없는 우승을 차지했을 뿐 무관의 제왕으로 통해왔고 마침내는 하위팀으로 전락했다.올해도 삼성은 시즌전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한다고 했지만 내부적인목표는 팀의 객관적인 전력에 아랑곳없이 우승이었던게 사실.이과정에서 선수들보다 프런트직원들이오히려 더 노심초사했고 시즌종반에는 제대로 몸이 성한(?) 직원이 없을 정도였다.

삼성이 우승이란 울타리속에서 벗어나도 좋다는 근거는 지역야구팬들의 전폭적인 성원에서 찾아볼수 있다.

대구팬들은 그러나 삼성의 올시즌 몰락에도 전혀 동요없이 대구구장을 발디딜틈없이 메웠고, 지는 경기에도 끝까지 응원을 아끼지 않는 수준높은 관전매너를 과시했다.

20일 태평양과의 마지막 홈경기를 지켜본 한 야구인은"포스트시즌 진출이좌절되었음에도 6천여명의 관중이 구장을 찾은 것은 대구팬들이 그만큼 야구자체를 즐길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말했다.따라서 삼성은 더이상야구단을 기업이미지에 먹칠하는 암적인 존재로 볼것이 아니라 팬서비스 확대를 통한 이윤추구 기업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시즌 몰라보게 달라진 대구구장만 보더라도 이점은 명백히 드러난다.깨끗한 인조잔디, 멀티미디어 전광판, 화려한 응원단과 팬서비스 등을 몸으로 느낀 대구야구팬들의 반응은"이제 삼성야구를 볼 맛이 난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삼성은 전용구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만 지속적인 팬들의 호응을 얻을수 있을 것이다.

삼성은 그동안 대기업규제, 부지문제, 대구시와의 협조문제 등의 이유를들어 전용구장문제를 미뤄왔지만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게 시민들의 여론.

올시즌 삼성프런트는 내부적으로 대대적인 정비를 가져왔고 대구구장 57억원, 경산구장 62억원이라는 막대한 투자가 진행되면서"삼성이 서울연고에대한 아쉬움을 14년만에 떨쳤다"는 호평을 받았다.

삼성의 올시즌 투자가 전용구장문제를 덮어두기 위한 단기적인 미봉책이아니라 진정한'대구라이온즈'로 거듭날수 있는 시금석이길 기대한다.〈끝〉〈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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