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탕 찌개가 끓는다. 공기밥이 나온다. 나는 밥을 먹기 시작한다. 순옥이가 찌개를 앞접시 세 개에다 퍼낸다. 짱구와 순옥이는 튀김 안주로 술만마신다."너 왜 그렇게 빨리 마셔?"
짱구가 순옥이에게 말한다.
"취할려구"
"주정할래?"
"주정 안해. 공기 좋고 매운탕 좋으니 안 취할 것 같애"
"주정했담 봐라. 강물에 처넣을테니"
"아줌마, 소주 한 병 더줘요"
순옥이가 말한다.
나는 밥 한 그릇을 금방 비운다. 오랜만에 먹어 보는 매운탕 맛이 좋다.정말 얼큰하다. 땀이 난다. 아우라지에 살 때, 우리집은 매운탕을 먹지 않았다. 천렵해서 이웃집에서 끓일 때 먹어보았다. 멍텅구리배를 탔을 땐 끼때마다 매운탕이었다. 나는 질렸다.
"내 밥 더 먹어"
순옥이가 자기 공기밥을 덜어준다. 나는 그 밥까지 먹어치운다. 둘은 술두 병을 비우자, 밥을 먹기 시작한다. 식사를 끝낸 나는 할 일이 없다. 빨리떠났으면 싶다.아우라지로 빨리 들어가고 싶다.할머니를 어서 만나고 싶다.
"계산해, 지갑 두툼한 모양이니"
짱구가 순옥이에게 말한다.
"두툼하고 말구. 앞으로도 뭐든지 청해. 내가 다 사줄테니"순옥이는 아직 취하지 않았다. 목소리가 또록하다.
"기름 넣어야겠어. 기름값도 책임져"
"그건 안돼. 입으로 들어가는 것만 말해"
순옥이가 핸드백을 연다. 계산을 한다. 우리는식당을 나선다. 승용차에오른다. 짱구가 차를 왔던 길로 돌린다. 다리 입구에 주유소가 있었다. 짱구가 주유소 안으로 차를 몰아 넣는다. 기름을 채운다. 그는 주유원에게 아우라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승용차가 출발한다.건너온 다리를 다시 건넌다.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사방은 달빛으로 푸르다. 전조등이 앞길을 밝힌다. 차가 속력을 낸다. 한쪽은 벼랑이다. 벼랑 아래로 강물이 흐른다. 짱구는 술을 마셨다. 삐끗하면 차가 강물에 떨어진다. 나는 조마조마하다. 천장의 손잡이를 잡는다. 차는 계속 강을 따라 오른다. 한참을 달려도 마을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
"임계 간판은 보이는데 여량은 없어. 지나친 게 아닐까"
짱구가 말한다.
"큰 마을이 나온다 했잖아. 계속 가봐. 주유소서 그러잖던. 철길 따라 가면된다 했어"
순옥이가 말한다.
승용차는 계속 달린다. 드디어 모여있는 불빛이 보인다. 여량이다. 여량은아우라지 부근에서 대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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