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재야출신 "찬밥"

입력 1995-09-14 22:26:00

기성 제도권정당에서 재야출신들의 영역은 좁을 수밖에 없다. 그런 현실을십분 인정하더라도 최근 김대중총재의 국민회의에서 재야출신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좀더 심한 표현을 빌리자면 '찬밥'신세다.그동안 야당에서는, 특히 DJ가 있는 당에서는 재야출신들이 일정지분을 보장받아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당내외의 중론이다. 바로 김총재의 '중도보수'노선 때문이다. 김총재의 한 측근도 "일단 선거에서이기기 위해서는 중산층의 취향과 후보의 대중성을 우선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재야 불우대라는 당내기류를 설명하고 있다. 사실 국민회의 창당작업이 시작된 이후 김총재를 기쁘게 한 것은 재야출신들의 동참보다는 구여권인사나 비호남권 출신의 참여였다. 그리고 이들은 하나같이 중용되는 '행운'을안았다.한편 현재 국민회의내 재야출신들은 김근태부총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10여곳의 조직책을 희망하고 있다. 수도권 조직정비에서도 대거진출을 바라고있다.하지만 돌아가는 분위기는 이들의 희망과는 정반대다. 많아야 3~4곳 정도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부총재와 김영환부대변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조직책선정 여부가 불투명하다.

김부총재도 이런 현실 때문에 "좀더 두고보자" "정말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분위기를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이러다가 우리는 구색용 '끼워팔기'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만섞인 이야기까지 오고 간다.

재야출신들은 또한 당이 보수층만 의식해 유권자의 과반수를 넘는 20~30대젊은 유권자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한다. 조순서울시장 당선의 원동력도 바로 젊은 층임을 고려할 때 이들 표의 향배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자칫 중도보수만 추구하다가 개혁과 민주를 지향하는 표마저 잃어버리는, '두마리 토끼'를 다 못잡는 우(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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