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만 시키면 한시름놓나 했더니…' '딸은 시집보낸 후에도 평생 뒤치다꺼리 해줘야하는 애물단지(?)'세태의 변화라할까, 요즘 딸을가진 부모들은 딸을 두었다는 이유로 또하나의 짐을 지게됐다. 결혼후에도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딸을 위해 친정부모가대신 외손자, 외손녀들을 키우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는 경향이다.'직장은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기혼여성들의 직업관이 크게 달라지면서출산이후 아이양육을 친정에 맡기고 직장생활을 하는 맞벌이부부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 용계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54). 약사인 딸이 첫아이를 출산한뒤생후 3개월째부터 외손자를 맡아키운지 현재 6개월째이다. 매일 아침 딸이아이를 데려다주고 퇴근후인 오후 6시쯤 데려간다. 딸부부가 주는 한달 양육비는 60만원, 우유값은 따로 주므로 경제적인 보상은 적지않지만 맞벌이하는딸이 안쓰러워 반찬거리 만들어주느라 신경이 더 쓰인다. 잠시도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외손자와 함께 놀아주느라 때로는 설거지할 틈도 없이 아이시중에만 매달리게 된다고. "사랑 없이는 억만금을 줘도 못하겠다"는 김씨의 말이다.
대구시 대명동의 주부전모씨(55)는 서울로 시집가 간호사로 일하는 딸을위해 외손자를 키워주고 있다. 생후 3개월째부터맡아 키워 얼마전 첫돌을지냈다. 딸부부는 우유값 등을 포함 월 50만원을 양육비로 보내오고 한달에한두번정도 아이를 보러온다. "저녁때면 허리가 지끈지끈해진다"는 전씨는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고생을 잊는다"고 말한다.당사자인 맞벌이부부들중 남편들은 출근길에 처가에 아이 데려주랴, 아내를 직장까지 태워주고 다시 자기 일터로 가랴, 아침마다 전쟁을 치르고 아내들은 아내들대로 친정부모가 힘들어 할까봐 알게 모르게 애가 쓰인다.이처럼 요즘들어 친정부모에게 아이양육을 맡기는 맞벌이가정이 부쩍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우리사회의 영아보육시설이 전무에 가까울정도로 태부족한데다 타인보다는 시부모나 친정부모에게 맡기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은데서비롯된다. 그러나 맞벌이 아들부부대신 손자손녀 양육을 도맡다시피했던 과거의 시부모들과 달리 요즘의 일부 시부모, 특히 도시의 중산층이상 시부모들중엔 무조건적인 손자키우기를짐스럽게 여기는 경우가 늘고 있어 딸들이궁여지책으로 '그래도 만만한(?)' 친정부모에 아이를 맡기는 예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친정부모들쪽에선 울며겨자먹기로외손자, 손녀를 키우게 됐지만 딸부부의 안정된 생활에 한몫을 거든다는 생각으로 양육의 보람을 삼는다는것.〈전경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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