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영대병원 파업의 교훈

입력 1995-09-08 08:00:00

영대병원파업사태가 40여일만에 막을 내렸다. 영대병원노조는 7일오후 "파업장기화에따른 시민들의 불편해소를 위해 11일오후부터 무조건복귀하겠다"고 밝혀 역내병원파업사상 최장기파업에 종지부를 찍었다. 노와 사의 대립이빚은 최악의 사태종결은 상처만 남긴채 아무것도 얻은것이 없다. 노사갈등의대가는 많은인력과 재산상의 손실은 물론 시민들의 불편만 남긴셈이다.병원측으로서는 그동안 환자진료를 제대로 못해 50억원이상의 수입손실은물론 곧 시행될 병원서비스평가제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하며 병원정상화 후에도 계속될 후유증을 생각해야할 것이다. 노조측도 노조위원장등 5명의 구속또는 수배자들은 물론 징계로 많은 노조원들이 희생될 것을 감안하면 파업으로 인해 득보다 실이 더욱 많은 것 같다.영대병원노사갈등은 노와 사가상처만 입은채 시민들의 지탄과 원성만 들었다. 산업평화는 저절로 굴러오는것이 아니다. 노와 사가 양보와 설득을 통해 전체를 내다보면서 현안을 해결함으로써 좋은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영대병원의 장기파업사태는 노사 양쪽에 양보와 설득은 전연찾아볼 수 없었다. 처음부터 병노련의 지침에 따라 임금인상은 도외시한채단체협상과정에서 적정인력확보등 병원측이 수용할수 없는 문제를 제기해 파국을 자초했다. 병원측도 협상시초부터 노조측의 태도에 불만을 갖고 협상보다도 직권중재와 형사고발등 법적대응으로 맞서 자율교섭을 불가능하게 했다.

결국은 노사가 적법과불법으로 대응함으로써 협상은 뒷전으로 밀린채 노조원의 징계문제로 밀고 당기는 양상을 보이다가 노조는 아무것도 얻은 것이없고 병원은 재정적인 손실과 직원사이의 앙금만남긴채 막을 내린것이다.영대병원이 파업을 종결하고 정상업무에 들어간다하더라도 후유증은 많을 것이다. 병원측은구속 수배된 노조원을 포함해 강경노조원의 징계를 강행할것이고 나아가서 병원수입손실에대해 노조측을 상대로 소송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노조대로 복귀는 하면서도 구속등으로 와해된 집행부의 재구성을 통해 새로운 투쟁방법을 모색하여 노사간의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사용자인 병원측이 아량을 보일때다. 과거의 앙금을 제거하면서 최소한의 징계를 통해 직원간의 화합을 모색해야 한다. 파업시 누구는 극력분자라니, 누구에게 불손했다느니하는 사감으로 노조원을 대할때 직원간의 갈등은 물론 병원장래도 좋은 것이 아니다. 노조또한 무조건복귀를 선언한이상 부대조건을 달지 말고 법테두리안에서 결론짓지 못한 단체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병원측이 '노조를 굴복시켰다'고 하고 노조측이 '단결력과 투쟁력을 과시했다'고 자위할때 또다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치르는노사분규는 이제 끝을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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