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김수환추기경 접견

입력 1995-09-07 22:24:00

6일 낮 김영삼대통령과 김수환추기경의 청와대 회동은 지난 6월 한국통신노조사태로 명동성당에 공권력이투입된 이후 첫 만남이었기 때문에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이 사건으로 60년대 이후 민주화투쟁 과정에서 협력자 관계였던 김대통령과 김추기경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조성됐고, 지난 6.27 지방선거에까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당시 5월29일 송월주조계종총무원장 접견을 신호로 종교계 지도자들과 잇단 접견을 추진,6월 초순경 김추기경과의 회동도 계획했으나, 명동성당 사건에 대한 천주교측의 반발을 고려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는 관례상 종교지도자와의 접견내용과 결과는 공식발표하지 않고 있고, 김추기경 또한 이에 대한 언급을 않아 두사람간에 구체적 대화내용은 밝혀지지않았다.

두사람의 회동은 이날 오전 11시57분부터 청와대 본관 2층 '백악실'에서배석자 없이 약1시간45분간 진지한 분위기속에 계속됐으며,윤여준청와대대변인은 "김대통령께서 오늘 오찬내용에 대해서는 특별히 해 줄 말이 없다고하셨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이 화합의 큰 정치를 강조한 이후 각계지도급 인사들과 만남의 폭을 넓혀 가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날의 만남도성격상 김대통령이 자신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구상을 설명하고 이를 위한종교계의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국민대화합과 큰 정치를 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히고 국민화합과 의식개혁을 위한 종교계의 역할을 강조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대통령은 또 명동성당 공권력 투입에 대해서도 당시상황에서 법질서 확립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설명하고, 자연스럽게 유감의 뜻을 표명하는기회도 가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한 김추기경의 반응이 즉각 알려지지 않았음은 물론이다.청와대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번 회동으로 김대통령과 천주교 사이의 지난 앙금이 말끔히 씻겼으면 하는 희망은 감추지 않았다.〈여칠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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