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4당 체제와 정기국회 전망

입력 1995-09-07 22:45:00

11일부터 백일간의 회기로 열리는 정기국회는 개회 첫날부터 순탄치않을조짐을 보이고 있다.여야간 6일 가진 4당총무회담에서 이미 그 전조가 비쳤다. 국민회의 창당으로 정치권이 신4당체제로 본격재편된뒤 처음 열린 이날 회담에서 정기국회의 세부운영및 '사정'에 따른 정국경색해소방안을 논의했으나 이렇다할 접점에 이르지 못했다.

국민회의를 비롯한 야권이 정치권사정과 관련,최낙도의원의 석방결의안채택을 요구한데 대해 민자당이 이에 반대하고 나섰고 회의 시종 이같은 설전이 주류를 이루다 국회운영문제등은 얘기도 해보지못한채 등을 돌렸다. 특히국민회의측은 11일 오후개회식직후나 아니면 12일에 본회의를 열어 결의안을 채택하지않을 경우 개회식에만 참석하고 국정감사등 정기국회 운영에 불참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보인 각당의 전략은 오히려 단선적이다. 여대야라는 단순 구조로 부닥친 것이다. 야권이 전적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번 국회는일수를거듭할수록 각당이 예측을 불허하는 합종연횡의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14대로서는 마지막 정기국회인데다 4당체제라는 정치권 신구조속에서 각당이 15대총선과 관련 이번 국회를 최대한각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고할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회운영이나 정책에서 각당은 '때로는 동지- 때로는 적'이라는 다기한 조합을 만들어 낼것으로 보인다.일단 원내 1당과 2당인 민자당과 국민회의는 이번 국회에서 가장 동화되기어렵다. 총선과 대선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들인 까닭이다. 또 두 정당사이에는 '사정정국'이라는 두꺼운 벽이 여전히 가로 놓여있어 이를 허물지않는한공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게 현실이다. 게다가 배후에는 양김(김영삼대통령과 김대중총재)간 대결이라는 반목관계의 흐름이 자리잡고 있다. 국민회의와 민주당과의 조합도 기대하기 쉽지않다. 분당에 따른 감정적 앙금이 거의앙숙관계로 만들어놓았다. 국회본회의장의 각당 의석배치논의당시 국민회의측과 가장 먼쪽에 민주당의 자리를 마련한데서도 느껴진다.무엇보다 현단계에서 가장 쉬 떠올릴수 있는 조합은 민자당과 민주당과의조합이다. 이들은 세대교체라는 정치권의 최대화두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자당과 자민련간의 연대도 짚어볼수있다. 보수 지향이라는 색깔에서그렇다.그러나 세대교체에는 불상용 관계다. 이런 가운데 보수적인 측면을보강한 국민회의의 입장도 변수다. 국민회의는 신생 제1야당의 위상을 조기에 확보하기위해 다각도의 전략을 구사할것으로 보인다. 강한 대여정책공세를 통해 다른 야당들이 배제된 신양김구도의 확립을 꾀하면서도 다른 한편야3당과의 연대를 통해 자신들의 입지를 효율화해나가는 전략을 취해 나갈전망이다.

결국 이번 국회는 일단은 1여3야의 대립관계로 도식화 될수있겠지만 총선전략과 연계돼 사안마다 어지러운 연대가 진행될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여야또는 야당사이의 조합은내년 총선전후를 통해 일어날지도 모르는 정계개편의 중요한 밑그림이 되리라는 관측도 제기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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