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이웃엔 그늘진 추석

입력 1995-09-07 08:00:00

생활보호대상자와 불우시설 수용자들의추석쇠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정부의 추석 지원금이 5년간 동결된데다 독지가들의 온정의 발길마저 거의끊겨 썰렁한 추석을 보내게 됐다.

○…대구시 서구 영락양로원의 경우 추석을 3일 앞둔 현재 일반독지가의위문은 단 1건밖에 받지못했다. 나머지 2개의 불우시설은 관공서의 연례화된 위문외는 단한건의 위문도 없었다.

성금및 위문품을 기탁하겠다는 문의도 아예 없다고 구청 사회복지관계자들은 말하고있다. "불우시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점차 희박해지는 것이 몇년된 추세임을 감안하더라도 올해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는게 이들의 지적이다.

대구 서구청 이영선 가정복지과장은 "소쩍새마을 사건등 사회복지·구호단체의 비리가 폭로되면서 사회복지사업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있는것이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과장은 또 "사회복지사업가를 가장한 일부 비리인사들 때문에 누구보다도 따뜻한 온정이 필요한 불우이웃들이 피해를 입고있어 안타깝다"며 "사회복지사업에 대한 인식의 일대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지원금의 5년째 동결로 청도군 경우 거택보호자 7백1세대, 칠곡군8백12세대, 군위군 4백74세대에 세대당 겨우 2만5천6백원씩이 지급됐다.또 영세 모자세대, 소년소녀가장에게 지원해주는 지원금도 시·군에 따라세대당 1만원~1만5천원에 불과했다.

○…내무부와 경찰청이 추석을앞두고 공무원 선물 안주고 안받기 단속을벌이고 내년 총선출마 예상자등 정치인들의 불우시설·노인정등에 대한 선물도 사전선거운동 차원서 단속하자 이들 시설에 일반인 발길마저 끊기고 있다.

안동시의 경우 요양원, 성좌원, 재활원, 무료급식소, 복지원등 불우시설과노인정등이 1백여개소로 추석기간중 시청에서 쇠고기 양말 떡 과일등을 전달한것 외에는 이들 시설을 찾는 사람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이들 시설에는 그동안많은 독지가들이 추석등 명절때 방문해왔으나 지자제 선거 이후에는 불우시설 방문 자체가사전 선거운동으로 인식돼 일반인방문까지 끊기고 있다는것.

특히 지역업체와 독지가등이 이들 시설에 각종 선물을 전달하려면 시청에지정 기탁해야 하고 시는 전달자의 이름을 밝히지않고 선물을 보내기 때문에불우시설 방문이 더욱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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