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김구도 형성 속셈

입력 1995-09-06 22:45:00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총재의 김영삼대통령 면담제의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반응은 '무반응이 반응' 이라는 쪽이다.6일 창당축하 인사차 국민회의측 방문을 하기에 앞서 이원종정무수석비서관은 자신의 국민회의 방문이"단순한 인사차원일 뿐 어떠한 정치적 메시지를전달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측은 그러나 김대통령이화합의 큰정치를 선언했고, 김총재를 비롯한 국가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등 실천의지를 과시한 적도 있는 만큼김총재와도 언제든지 만나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지금으로서는 김대통령이 김총재를 만나야 할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총재가 총재에 취임하자마자제1성으로 김대통령과의 면담을 제의한 것은 진심으로 정치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용'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정국구도를 양김구도로 몰고감으로써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총재의 정계복귀를 반대해 왔고, 김총재 복귀후 세대교체론의 목소리를높이고 있는 마당에 김총재의 입지강화에 들러리를 설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또 막후절충을 통해 상대방의 입장과 의중을 떠보는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정치공세 형식으로 면담을 제의한 데 대한 일말의 불쾌감도 어느정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최낙도, 박은태 등 국민회의측 현역의원과 교육위원선출 비리에 대한검찰수사를 둘러싼 정부와 새정치국민회의와의 갈등도 청와대가 양김회동을선뜻 받아들이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같다.

국민회의측은 "김대통령이 최근 5, 6공과는 손을 잡을 수 있고, 수없는 정권내의 비리도 눈감겠다면서 국민회의에 대해서만은 어떠한 화합조치도 취할수 없다는 것이 과연 대화합의 정치냐"고 청와대를 정면으로 공박했다.그러나, 이에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검찰이 하는 일은 청와대도, 민자당도, 야당도 개입 할 수 없으며, 없는 것을 있게할 수도 없고 있는 것을 없게할 수도없는 것"이라며 야당탄압론은 물론 정치적 의도의 개입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또 선거부정에 대한 김대통령의 의지도 어느때보다 단호하다는 것이 청와대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치적 이유로 또는 정치권의 바람때문에 검찰수사를 부당하게 왜곡하거나 축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의 사정은 정치적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김총재가 김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거론할 계획이라면 만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청와대측의 판단인 것같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을 종합해 볼때 가까운 시일내에 김대통령과 김총재의 만남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눈앞에 진행중인 사정정국이 어느정도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판단되고, 정기국회 개회등으로 국정운영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점에 자연스럽게 양김회동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관측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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