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대회 하루 앞둔 국민회의

입력 1995-09-04 00:00:00

새정치국민회의는 내일(5일)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창당대회를 갖는다. 그러나 잔치를 앞둔국민회의 분위기는 최근 말이 아니다. 도저히 잔칫집같지 않다. 긴장감이나 비장함마저 감돈다.창당대회를 계기로 기세를 올리고 정기국회에서 역량을 발휘, 국민적인 대안정당으로 자리매김하려던 국민회의 전략에 일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우선의원들이 이 사정정국 때문에 정기국회 준비에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또한 지금까지 공들여 준비해 온 창당작업과 창당 전당대회가 여론에 전혀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이들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모두 제2사정으로 불리는 정치권사정 탓이다. 그것도 정치권일반이라고는하지만 국민회의는 주로 자신들에게 칼날을 맞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위원장 이종찬)를 구성, 맞불작전을 능가하는 정면대응을 공언하고있긴 하지만 숙진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오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야당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실제로 돌아가는 시중의 여론은검찰의 발표를 믿는 분위기라는데 문제가 있다. 야당탄압이라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거론된 국민회의 측 인사들이 혐의가 있다는 심증이 국민들 사이에서 점점더 강해지는 것 또한 국민회의 측의 행보를 제약하고 있다.국민회의 측의 긴장도를 더하는 가장 큰 이유는 김대중창당준비위원장에대한 검찰, 나아가 여권의 노림수가 엿보인다는 판단이다. 국민회의는 최근의 사정정국을 신당창당을 방해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주춤거리면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때문에 강경 맞대응 전략이 나오는 것이다.

국민회의 측의 작전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여론을 환기, 야당탄압에 초점을 맞춰 제2사정의 불공정성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박지원대변인이 검찰의 불공정성에 대한 비난의 톤을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상대책위원들이 2일 이홍구총리를 항의방문한 것도 같은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국민회의는 4일에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검찰의 불공정 수사와 여권의 창당방해작업 그리고 야당탄압이라는 문제를집중 거론, 이를규탄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앞으로도 각종 대내외행사를 통해 이를 부각시킨다는 계산이다.

그리고 다른 방향으로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식으로 여권의 부도덕성을 부각시킨다는 계산이다. 구린데가 있어도 여권이 자신들보다는 더많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직대통령 비자금사건, 이용만전재무장관 이원조전의원 사건등 굵직굵직한 건들이 즐비한 만큼 맞대응도 결코 불리할 것이 없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김영삼대통령의 측근과 친인척비리도 발굴, 공개해 나간다는 것이다.〈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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