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영화의 주류를 이루는 코미디물이 로맨틱 코미디 일색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코믹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꿈을 잃어버린 직장인이느끼는 공허함을 따스한 웃음으로 위로하거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위축된남성을 꼬집고 한탕주의에 빠진 젊은 세대를 야유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이같은 변화속에서 코미디 영화의 발전가능성과 관련해 가장 관심을 끄는작품으로는 9월초 개봉되는 이민용 감독의 '개같은 날의 오후'가 있다. 넌센스적인 상황의 극복을 통해 사회를 풍자하는 시추에이션 코미디에 속하는 이영화는 남자의 폭력에 참다 못한 여성들이 들고 일어나 그동안 차마 남들에게 알릴 수 없이 혼자 참아넘겨야 했던 남성들의 횡포와 여성들 스스로의 부끄러운 부분을 하나하나 드러낸다.
주제만 보면 여권운동가의 입김이 강하게 스민 것처럼 페미니즘적인 요소가 짙지만 이 영화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한국 코미디 영화에서 부족했던 현실감 높은 웃음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혼한 중년여성에서 선탠하러 올라간젊은 여자, 룸살롱 종업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력의 여성들이 농성하기위해 올라간 아파트 옥상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있다. 영화는 전경들이 삼엄한 포위망을 쌓은 상황에서도 남자문제를 놓고 이혼녀와 가정주부가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가 하면 사소한 자존심 경쟁으로 편이 갈려 서로 외면하고, 자신만만한 기동타격대장이 부인의 저항에 부딪혀힘을 못쓰는 등 현실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또 등장인물들이 벌이는 행동을성차별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볼 때 뚜렷이 드러나는 불합리한 면들이 자연스럽게 웃음을 자아낸다.
이 영화는 손숙을 비롯, 하유미 정선경 김보연 송옥숙 정보석 이경영 김민종 등 주연급 배우들이 대거 등장, 치열한 연기대결을 펼쳐 또다른 볼거리를제공한다. 〈김병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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