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코너-삼성.해태 광주경기 실수연발…부끄러운 졸전

입력 1995-08-30 08:00:00

29일 삼성과 해태의 광주경기는 한때 한국프로야구를 주름잡던 명문팀의대결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졸전 그자체였다.포스트시즌진출의 마지막 티켓인 4위자리를 다투는 양팀은 4, 5위팀의 전력에 꼭 들어맞는 엉성한 플레이를 곳곳에서 드러냈다.

가장 확연하게 드러난것은 주자를 적극적으로 진루시키기 위한 팀배팅의부재.

무사 또는 1사에 나간 양팀 주자들은 후속타자의 번트미스, 무리한 당겨치기 등으로 다음루를 밟아보지 못했고 2사후의 득점기회조차 쉽게 만들지 못했다.

해태는 2대0으로 앞서던 8회말 1사1, 3루에서 시도한 굳히기 스퀴즈번트마저 실패, 연장승부의 빌미를 제공했다.

눈에 띄지 않는 주루플레이 미숙도 승부를 지루하게 만든 요인.1회말과 2회초 양팀은 똑같은 장면을 연출했다.2사후 2루에 있던 주자가후속타자의 짧은 외야쪽 안타때 홈을 파고들다 횡사한 것.

2사후라면 당연히 빨랐어야 할 주자들의 스타트가 늦었고 늦은 상태에서의무리한 홈질주는 상대투수를 위기에서 건져주었다.

특히 삼성은 2회 무사1, 2루의 호기에서 1루에 있던 이만수가 포수견제구에 횡사, 초반공격흐름을 완전히 망치고 말았다.

양팀의 수비 역시 매끄럽지 못해 각각 2개씩의 실책을 범했고 삼성 류중일은 6회말 1사1,3루에서 이경복의 평범한 2루땅볼을 병살처리하다 어이없는1루악송구로 선취점을 내줬다.

또 10회말 평범한 몸쪽볼을 빠뜨린 포수 임채영과 공을 잡고 어물거리다 1루주자를 3루까지 보낸 김인철의플레이는 이날 다잡은 경기를 놓친 삼성야구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86, 87, 93년 3차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으며 야구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몰아가던 삼성과 해태의 대결은 이제 4, 5위팀이 벌이는 2류 진흙탕싸움으로전락하고 말았다. 〈광주.김재경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