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송위원장 수뢰' 여야 술렁

입력 1995-08-29 00:00:00

대구와 경북의 민주당 사람들은 요즘 가슴을 치고 있다. 김대중위원장의신당 창당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십분 불지르면서 정통 야당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당권싸움의 자중지란으로 허망하게 흘려보내고 있다는 자탄인 것이다.이같은 통탄의 소리는 당권경쟁의 와중에서 상호 대립한 이기택총재계와이른바 구당모임에서 똑같이 새어나오고 있다. 다만 그 책임을 서로 상대에게 떠넘기는 입장에서만 차이를 보일 뿐이다. 따라서 신당 창당의 충격속에갈피를 잡지못하던 대구 경북 지역의 민주당 인사들은 이총재의 사퇴와 전당대회 개최로 당이 수습의 가닥을 잡아나가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감정의 앙금을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지역의 민주당 지구당위원장들은 하나같이 '갑갑하다'는 말을무심히 내뱉고 있다. "DJ(김대중)의 정계복귀와 신당 창당이 터져나올 때 밤잠을 못 이룬 지구당위원장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신당 창당 비난이 연일 언론을 뒤덮고 민주당 잔류선언이 적잖게 이어지면서 무언가 새로운기대감이 감돌았지오. 그런데 지금 보십시요, DJ신당 비난은 민주당 잔류인사들의 당권경쟁 고성에 파묻혀 버린 격입니다"

한 젊은 대구시내 지구당위원장의 한탄이다. 그는 앞일이 더 걱정이라고했다. 28일 전당대회는 임시봉합에 불과할 뿐 이총재계와 구당모임의 대립은여전히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의 경우 이총재계지구당위원장은 백승홍 이상섭 권오선씨, 구당모임은 이강철 임대윤 김진태 정병철씨 중도파는 신진욱의원으로 갈라져 있다.경북은 유상기영양지구당위원장과 이육만영천지구당위원장이 새정치국민회의로 빠져 나간 가운데 19명의 지구당위원장중 이총재계와 구당모임이 각 9명씩 갈려 있으며 중도파가 한명이다.

이런 가운데 구당모임은 자파 세확장을 위해 정개련 재야 시민단체 등과의연대에 더 열중할 계획으로 있어 이총재계와의 틈새는 쉽게 아물것 같지않다. 이런 상황은 결국 지역에서 민주당의 힘을 빼면 뺐지 보태지는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인식하면서도 현재로서는 양측 모두 어쩌지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대구지역의 민주당은 사실 지난 4대 지방선거의 후보조차 제대로 내지못하는 옹색한 당세를 드러내면서 그나마 자부해온 제 1야당의 위상마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더욱이 무소속과 자민련의 약진이라는 지방선거 결과는 더욱충격을 안겨주어 대부분의 지구당위원장들이 아직도 자신의 향후 거취를 놓고 방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당모임의 임대윤대구동구갑지구당위원장은 "민주당은 솔직히 제 4당으로전락한 것 아닌가. 12월 전당대회까지 민주당이 모든 반3김 양심세력과의 대통합에 실패할 경우 내년 선거에는 민주당 간판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할수 밖에 없다" 고 말했다.

백승홍민주당 대구시지부장 역시 "당이 위기에 처했다고 정통야당을 쉽게떠난다는 것은 도덕성의 문제이다. 하지만 15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사이에 적잖은 동요가 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대구지역의 유일한 원내 지구당위원장인 신진욱의원은 "야당생활 40년 동안 탈당을 고려해보지않은 적이 없을 정도로 바람잘 날 없는 게 야당이다.민주당에 대한 대구지역의 정서가 좋지않다해도 내년 총선에 민주당 공천으로 출마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민주당대구시지부 김 천사무처장은 "과거 미니 민주당시절도 극복했다. 지구당위원장들이 합심만 하면 새 정당으로 발돋움할 수있다. 우리하기에 달렸다. 전당대회후 시지부 개편대회를 통해 화합의 분위기만 다지면 내년 총선에서 어느정도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김성규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