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3김 통합정당 탄생될까

입력 1995-08-26 22:35:00

민주당이 내분을 수습, 당재건의 전기를 마련함에 따라 '반3김 통합정당'의 탄생 여부에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지방선거후 정치개혁시민연합(정개련)을 필두로 3김시대 청산을 내거는 정치세력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솟아나오고 있다. 그만큼 세대교체를 원하는 민의가 팽배함을 반증해주고 있다.

철저한 지역분할구도로 고착된지방선거결과,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김대중씨의신당창당을 계기로 반3김 통합정당의 탄생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이른바 '후3김 구도'에 반대하는 견해가 70%를 넘는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극적으로 내분을 수습한 것은 각개약진중인 반3김세력을 한데 끌어모으는 토양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포스트 3김' 정당결성의 중심축이 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견상 조건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실제 전망도 밝은 것은아니다.

우선 민주당 내부사정부터가 복잡하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전당대회에서홍영기.박일 공동대표체제를 출범시킨다.이기택총재와 구당파가 한발씩 물러선 결과다.

민주당은 오는 12월14,15일 명실상부한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임시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 홍.박체제는 과도체제에 불과하다는 말이다.따라서 민주당과 여타 반3김세력이 통합해야 하는 시간적 여유는 3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시간적으로도 빡빡하다는 얘기다.

물론 민주당은 이 기간중 통합수임기구를 구성, 정개련 등과의 통합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그간 통합에 대한 이총재계와 구당파간의 입장차를 살펴보면 향후통합작업이 그다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구당파는 상당히적극적이다. 노골적으로 정개련 등 반3김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구당파는 이총재가 12월 전당대회에서도 당권복귀를 포기, 문호를 활짝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신하고 유능한 외부인사를 당의 간판으로 내세워야만 반3김 통합정당이 구축될 수있다는 논리다.

반면 이총재측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쉽게말해 12월 전당대회에선 이총재의 복귀가 당연하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이총재 본인은 "반3김세력을 대표할만한 훌륭한 인물이 있다면 당권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양보가능성을 비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발언은 실제 양보쪽보다는 명분축적용이란게 구당파측의 분석이다.

구당파의 한 관계자는"이총재가 협상과정에서 통합에 대비해 대표자리를하나 비워두자는 요구를 그토록 거부한 것만 보아도 쉽게 알 수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이총재는 정개련등과의통합에 대해 "문호는 개방하겠지만 옥석은가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측근들은 "12월 전대에서 이총재는 당권경쟁에나설 것"이라며 "구당파가 외부인사를 내세우려면 당당히 표대결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반3김세력 역시 내부사정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3김시대 청산을 외치는 세력만도 벌써 10여개가 넘고 있다.

장을병전성대총장 홍성우변호사 박형규목사 등이 이끄는 정개련을 비롯,21세기프런티어(대표 이양원변호사), 21세기전략아카데미(심규택변호사), 희망의 정치를 여는 젊은연대, 1천인 선언그룹, 한국민주청년단체협의회 등.이중 구심점은 물론 정개련이다. 장기표씨가 이끄는 구민주당출신 재야인사들이 25일 합류했고 청년그룹인 젊은 연대도 합류를 선언했다.정개련은 민주당 전당대회일인오는 28일 발기인대회를 열어 정당화를 공식 선언하고 내달 21일 창립대회를 열어 신당창당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 그후 빠른 시일내에 재야의 반3김세력을 묶어 독자정당을 차릴 것으로 보인다.때문에 반3김 세력의 결집은 자연스럽게 민주당과 정개련의 통합문제로 비화될것이다.

그러나 정개련이나 젊은연대측은 민주당 이총재와 표대결까지 불사하며 통합을 할 생각은 없는 것같다. 자칫 정당싸움에 끌려들어가 명분만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이렇게 볼때 민주당과 정개련간 통합은 그 명분이나 당위성에도 불구, 아직 그향방을 뚜렷히 점치기 힘들다. 다양한 세력의 시각과 이해관계, 리더십등이 얽혀있어 숱한 난관을 넘어야만 성사가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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