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5-08-26 08:00:00

▲철도변에 무성하게 자란 고사리를 뜯어 제수로도 쓰고 나물로 먹으려다가 자연훼손 혐의로 붙잡혀 곤욕을 치른 교민 할머니도 있었다. 길거리에 놀고 있는 사내아이가 예쁘다고 고추를 만져주었다가 성추행으로 고발당해 벌금까지 문 교민 이야기도 국내신문에 실린바 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수없이 많다. 이민초기 미국내 관습과 법을 잘 모른데서 비롯된 갈등이고 '불법행위'였지만 그러한 소식을 들은 국내사람들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렷다'고 현지풍습과 법체제에너무 안일하게 대한 듯한 교민들이 딱하게도 보였다. ▲"…한국민들은 한미행정 협정이 한국인의 정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믿고 있다. 반면 미국측은 편협한 한국의 사법제도로부터 미국인들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을중시하고 있다…" 최근 말썽이 되고 있는 NYT지의 레이니 미 대사 발언은 얼핏 들으면 수긍이 가는 점도 없지 않다. 더구나 대사란 직책은 주재국의 자국민 보호가 가장 우선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이니 대사는 대사로서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를 잃고 있다. 자국민 인권이 중요한만큼주재국 국민 인권도 중요하며 미국법 못지 않게 한국법이 존중되어야 한다는사실을 무시하고 있다. 더구나 그 탓을 한국언론으로 돌리다니, 한국을 미국의 자치영쯤으로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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