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도시의 푸른나무(199)-제7장 도전과 응징(30)

입력 1995-08-25 08:00:00

짱구가 호텔 주차장으로 간다. 잠시 뒤, 짱구가 오토바이를 몰고 온다. 나를 보고 타라고 말한다.나는 뒷자리에 앉는다. 목발이 거추장스럽다. 짱구가 오토바이를 몬다. 바람을 일으키며 달린다."경주씨가…"

나는 경주씨가 보고 싶다.

"나도 못봤어. 그새 바빴거던. 내가 조만간 모셔 오지. 널 데려다주던가.온주 가는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어"

오토바이가 네거리를 지난다. 금방 쪽방 거리에 도착한다. 쪽방 거리는 이제 한창 성시다. 오토바이가 뒷거리로 꺾어든다. 술집, 밥집, 여관, 노랫방,오락장, 철야 마켓이 촘촘하다. 색색의 불빛과 온갖 소리가 넘쳐난다. 컴컴한 그늘 아래 새내기들이 어슬렁거린다. "집안이 괜찮은 애들도 있지. 꼰대가 집에 데려 놓으면 또나와. 자동 스프링이야. 구속 안받는 이 생활이 좋데" 기요가 말했다. 대전서 몇달을 함께 지낸 풍류아저씨와 거지 생활을 했다. 짱구가 오토바이를 천천히 몬다. 골목길에 늘린 새내기들을 훑어본다.아는 면상에게 고개짓도 한다. 짱구가 오토바이를 멈춘다. 새내기 다섯이 모여 서서 담배를 빨고 있다.

"마두, 너 오늘 한 코할래?"

짱구가 묻는다.

"한 코? 안할래"

"발이 연장은 아니잖아. 내가 꽁치 한 마리 붙여주지"

"붙여줘? 싫어"

짱구가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나는 앉아 있다.짱구가 내리라고 말한다.나는 목발을 짚고 내린다. 짱구가 새내기들에게 다가간다. 남자 둘, 여자 셋이다. 운동모 둘, 쇼커트 둘, 까치머리 한 녀석이다.

"오늘 쪼깐 빨았어?"

짱구가 어깨를 흔들며 묻는다.

"형이슈""짱구 오빠네"운동모와 쇼커트가 짱구에게 알은 체한다."너 한 탕 뛰었어?"

짱구가 빨간 운동모의 어깨를 친다. 눈화장이 짙다. 허벅지까지 잘라낸 청바지다.

"아직은요, 앞길로 나가 볼래요"

"어때, 이 치?"

짱구가 나를 보고 턱짓한다.

"방값 벌어야 하는데, 공짜?"

"내가 주면 될 것 아냐, 이 치도 우리 식구야. 쥐떼 박살낼 때 칼침 맞아다리가 쪼깐 뽀개졌지만"

운동모가 나를 훑어본다. 넙적통통한 상판이다. 어린애다. 입술을 새빨갛게 칠했다. 나는 하기싫다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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