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의성여고 농구부-관중들 박수세례

입력 1995-08-25 08:00:00

'경기에는 졌지만 승부에는 이겼다'제31회 쌍용기 전국남녀고교농구대회 여고부결승전을 지켜본 관중들은 승리한 숭의여고보다 패배한 의성여고에 한층 높은 박수를 보냈다.단6명의 선수로 장신군단 숭의여고를 경기종료까지 거세게 몰아붙인 의성여고의 이날 투지는 직접 보지 않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끝까지 잘 싸워준 선수들에게 고마울 뿐입니다"의성여고 남시홍감독(39)은 결승전까지 4경기에 걸쳐 단1분도 제대로쉬지 못한 선수들이 못내안스러운 표정이었다.

시골팀 의성여고는 농구계에서는 이미 전국적으로 소문난 악바리팀.지난85년 창단, 무명에 머물던 의성여고는 91년 남시홍감독이 부임하면서전국무대에 이름을 높이기 시작했다.

계성고 농구선수출신 남감독은선수수급을 전적으로 의성여중에 의존해야하는 열악한 현실을 감안, 선수숫자 늘리기보다 모든 선수의 주전화에 치중했다.

하루 8시간이상의 강도높은 훈련을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한 끝에 92년 7명의 선수로 전국체전에서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93년에는 마침내 추계전국남녀중고연맹전에서 우승, 창단10년만에 전국제패의 감격을 누렸고 지난해에도 전국체전과 종별선수권에서 3위에 올랐다.현재 선수6명의 미니팀이지만 의성여고는 이제 전국에서 인정하는 강호.이번 대회 준우승의 주역 3년생 4인방은 모두 실업팀으로 진로가 확정된상태.

시골팀이라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과거와 비교하면 놀라운 발전이 아닐수없지만 의성여고 농구부의 걱정거리는 창단때나 지금이나 다를게 없다."3학년이 졸업하는 내년에는 신입생이 2명뿐이어서 대회출전도 어려울 것같습니다. 체육관마련도 절실하지만 다른 지역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려면 우선 합숙소마련이 시급한형편입니다"올해 전국체전 우승을 목표로 하는 의성여고 공진영 교장의 한숨섞인 토로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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