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정관계 윈로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가진 행사의 하일라이트는김영삼대통령과 김대중 가칭새정치국민회의창당준비위원장 간의 만남이었다.92년14대 대선이전 여야정당(민자당과 민주당)의 대표로 국회에서 공식적인만남을가진 이후 지나는 길에 한두번 마주친 것을 제외하면 약 3년만의 만남이다.물론 두 사람만의 대좌는 아니다. 김위원장은 20여명의 초청대상자 가운데한사람이다. 때문에 현상으로는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청와대측도이날의 만남이 크게 의미부여받기를 원치 않는 눈치다. 형식자체도 깊이 있는 대화가 불가능한 형식적인 자리다.
하지만 '우여곡절'끝에 정계은퇴를 번복하고 복귀, 부활한 김위원장의 실체를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 김대통령이 맞고 있는 현실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날 만남을 화합정국으로 표현되는 김대통령의 집권후반기 정국구도에서 제1야당 당수로 김위원장의 실체를 인정하는 수준에서 그치겠다는 의도다. 다만 김위원장의 부활에 누구보다 거부감을 갖고 있는 김대통령으로서여러 참석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의미축소하고 싶은 심경의 일단이 집단초청의 대상에 김위원장을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과 김위원장 두 사람의 관계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야권의 민주화투쟁 동반자이기도 하면서 40여년 정계투신기간동안 엎치락뒤치락 경쟁관계에 섰던 숙명의 라이벌이라고들 한다. 그런 관계는 92년 대선에서 한 차례 승부를 갈라놓았다. 한 사람은 승자로 청와대에 입성했고 또 다른 사람은 패자로서 정계은퇴 선언에 이어 국외로 향했다. 그리고 2년여의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김대통령은 임기의 절반을 넘기면서 안정적인집권기반을 상실하고 있다. 전통적인 지지층이 떠나고 있고 여권내부도 형편이 말이 아니다. 야당의 협조가 없이는 국정운영이 어려울 지경이다.이런 상황에서 패자가 다시 돌아와 이제는 엄연한 제1야당의 대표가 된 것이다. 그리고 2년반전 14대대선을 계기로 승자와패자의 길로 갈라졌던 두사람의경쟁이 한사람은 대통령으로, 다른 한사람은 제1야당의 총재로서 다시시작된 것이다.
김대통령은 최근 세대교체를 강조한다. 말만이 아니다. 8·22당직개편에서는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다분히 김위원장과 올초 민자당을 뛰쳐나간 김종필자민련총재를 의식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세대교체라는 명분을 내걸고 3김시대는 막을 내렸음을 강조하고있고 김위원장은 인위적인 세대교체는 있을 수 없다며 현실적인 지지기반을 배경으로 대권도전 4수를 공식화하고 있다. 직접대결은 아니지만 숙명적인 두 사람의 경쟁이 다시 시작됐음은 분명하다.
이날 양김의 만남을 계기로 펼쳐질 두 사람 사이의 치열한 경쟁은 앞으로많은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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