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돈주고 벌초대행'어불성설

입력 1995-08-23 08:00:00

우리의 자손들은 추석을 앞두고 조상의 음덕에 보답코자 조상의 묘를 찾아가 정성들여 '벌초'하는 오랜 관습이 있다. 요즘이 벌초할 적기이다. 그러나요즘 일부 도시사람들은깊은 산골짜기까지 조상의 묘를 찾아가기 귀찮다하여 벌초까지 대행업체에 의뢰하는 사례가 많은줄 안다.어쩌다 급한사정으로 고향성묘가 불가능하거나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는 이해가 간다. 그러나 급한사정도 없으면서 해마다 돈을주고 벌초를 대행시키고 성묘한 것처럼 여기는 것은 크게 잘못됐다. 벌초의 진정한 의미를 왜곡하는 것이다.

성묘는 비단 산소에 가서 잡초를 제거하는 물리적인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후손들이 직접 찾아가서 조상의 묘를 돌보며 웃어른들의 얼을 되새기는데 보다 더 큰뜻이 있으며 그외에도 고향농촌 들녘을 관찰하면서 농민의 어려운 환경도 함께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등산이다 관광여행이다 또는 여름철 피서를 위해 교통난을 감수하고 전국을 다니면서도 일년에 한번하는 고향성묘는 귀찮다고 대행업체에 의뢰하는요즘 도시인들의 처사가 안타깝기 그지없다.

성묘관행은 조상숭배사상뿐 아니라 우리의 전통윤리사상을 고취시키고 나아가 효도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외래문화에만 젖은 젊은층이나청소년들은 성묘에 반드시 참석시켜 조상묘에 잡초를 제거하고 엎드려 절하는 가운데 효성과 윤리를 배우는 산교육장이 되지 않을까 권하고 싶다.김영수 (부산시 강서구 강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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