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발굴현장 시민에 개방돼야

입력 1995-08-23 08:00:00

매장문화재 발굴과 보존방식을 개선, 시민들이 직접 문화재를 눈으로 보며아낄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한다는 소리가 높다.우리나라는 전문가들이 매장문화재 발굴을 전담하고 현장을 보존하거나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그러나 도심 한가운데서 일어나는 발굴도 시민들과는전혀 무관하게 진행, 이웃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어 현장학습을 통해 문화의식을 높여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가 대구시 수성구 시지동 발굴현장. 삼국시대 주거유적등 많은 지하 유구가 확인되면서 수년간 조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민들은 현장의중요성을 알지 못하며, 발굴로 인해 공기가 늦어진다는 오해까지 사고 있다."발굴을 한다는데 자세히 몰라요. 한번 가보고 싶은데 가도 되는지, 땅에서 무얼 파내는지…"

그러나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으로 일본의 경우 발굴현장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한 정기적인 설명회를 통해 이해를 구함과 동시에 문화의식도 높여가고있다.

일본 지바현 나라타시에 있는 산무고고학연구소의 초청을 받아 일본내 발굴기관과 이자산고분공원등을 방문(8월3~10일), 강연하고 돌아온 경산대 김세기교수(사학)는 "일본에서는 유적현장에서 시민설명회는 물론이고 찾아온사람들이 직접 발굴을 체험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도한다"고 밝힌다.자녀들과 함께 불로동고분군을 찾았는데 아이들이 고분에 올라가다가 감시원에게 혼이났다는 주부김경숙씨(38.동구 불로동)는 일본 시마네현에 있는풍토박물관의 경우 고대인들의 움집을 그대로 재현, 실제로 관람객이 들어가보고 고대인처럼 도토리를 돌로 갈아보도록 돼있었다고 털어놓았다.이처럼 일본은 고분군을 사적지겸 문화공간으로 개방하고 있으며 정비된유적중 일부 고분군에는 계단을 만들고 정상부에 고분 내부와 똑같은 모형을설치,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김교수는 "발굴현장이 끝나면 고대인들의 움집이나 고상가옥등을 복원, 현대인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박물관이나 고분공원에 어린이놀이방까지 딸려있어 누구든지 유적을 감상할 수 있게 돼있다"고 들려준다.

발굴기관이나 관계자들의 배려는 결국 일본인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으로 이어져 마을도로를넓히는데도 발굴을 끝내지 않으면 공사를 강행하지않는 것이 관행이며 우리나라 동사무소와 같은 정사무소에 발굴전문공무원이배치돼 있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발굴여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주변에서 할 수 있는작은 현장설명회부터 시작, 시민들의 삶과 유리된 발굴 분위기를 개선해나가야한다고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최미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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