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문화(중)-편의시설, "메뚜기도 한철" '바가지'극성

입력 1995-08-23 08:00:00

오토캠핑등 자가용을 이용한 레저생활이 일반화되고 있으나 행락지마다 이를 뒷받침해줄 각종 부대시설이 태부족, '피서길 고생길'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특히 행락지의 여관, 모텔등 숙박시설과 편의시설 확충이 제자리걸음을 하고있어 피서객의 불편이 올해도 여전했다.

11개의 해수욕장과 옥계계곡등 2개의 유원지가 있는 영덕군에는 올해 지난해보다 20여만명이 많은 74만여명의 피서객이 찾아왔다.

그러나 이들을 수용할수있는 숙박시설은 50여개의 객실을 가진 호텔2곳과평균 20여개의 객실을 갖춘 여관 38곳이 고작.

이에따라 예약을 하지않으면 방 구하기가 불가능하고 요금마저 신고요금을무시한채 공공연하게 2~3배씩 받았으며 일부호텔은 아예 객실에 조.석식을끼워서 파는 횡포를 부렸다.

이바람에 신고요금을 준수하는 삼사공원내 모호텔은 자신들의 숙박료가 여관이나 민박보다 오히려 낮아 규정을 지키는 업소만 손해를 보게 됐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교통이 편리해 외지피서객이 가장 많이 찾는 영덕군 남정면 장사및 고래불해수욕장의 경우 여관은 각각 3곳에 불과,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방구하기 전쟁을 치르느라 곤욕을 겪었다.

대구에서 온 최모씨(40.상업)는 영덕에서 방을 구하려했으나 빈방을 잡지못해 울진을 거쳐 강원도 삼척까지 가서야 잠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대부분의 외지피서객들도 최씨처럼 포항 칠포해수욕장에서 숙박지를 찾다영덕에 와서 보통때의 배가 넘는 요금을 주고 겨우 얻거나 아니면 울진쪽으로 북상하며 방구하기에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동해안 해수욕장에 마련된 편의시설은 십수년째 재래식 화장실 그대로인데다 꼭지가 10여개뿐인 급수전과 샤워장이 고작이고 물마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식사준비시간에는 야영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간이 해수욕장의 경우화장실 시설이라곤 군이 설치한 이동화장실 뿐이었고 이마저 밀려든 피서객들로 분뇨가 넘쳐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였다.또 주차비도 피서객이몰릴땐 소.대형 2천~3천원 규정을 무시, 3천~5천원씩 요구해 마찰을 빚었으며 일부 해수욕장은 국도변에 세워둔 차량에까지 주차료를 징수하는 횡포를 부렸다.

해수욕장에서 계절영업을 하고있는 점포들은 회와 각종 음료수등을 시중가보다 지나치게 높게받아 피서객들의 원성을 샀다.

이처럼 주차료.텐트촌 입장료.식음료의바가지요금 시비가 일고있는 가장큰 요인은 지역별 개발추진위원회가 중심이된 해수욕장운영제도에 있다는 지적이다.

시군으로부터 피서기간 공유수면 사용허가를 받은 이들 개발추진위는 시군에 1~2백만원의 사용료를 지불한뒤 경쟁입찰을 통해 주차장, 텐트촌, 매점,점포, 샤워장등 각종 편의시설을 3백여만원에서부터 1천6백여만원에 임대한다.

임대받은 업자들은 한달간이란 짧은 기간동안 임대료와 인건비를 건지기위해 비싼요금을 받지 않을수 없고 그 피해는 피서객에게 돌아오는 꼴이 되고 있다.

이들 편의시설 임대료는 경쟁입찰인 까닭에 해마다 오르고 있어 이같은 해수욕장 운영방식이 개선되지 않는한 동해안 해수욕장들의 바가지 요금시비는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피서객은 취사후 남은 오물과 찌꺼기를 바다와 강에 마구내다버리고 있어 청정해역보호차원에서 오물수거시설을 마련하는등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도변휴게시설의 경우 포항~울진간을 잇는 동해안 7번국도에 10여㎞마다한곳꼴로 있을 정도로 밀집해 있으나 영덕~안동간 34번 국도사이에는 개인이경영하는 주유소부설 휴게소를 제외하곤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어서 차량운전자들이 휴식소 부족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일선 시군관계자들은 "연례적으로 여름철에만 행락지에 수백만의 인파가몰리는 피서집중현상을 완화하고대단위 시설개발을 통한 쾌적한 휴가로 생활 재충전의 기회가 될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영덕.정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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