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미술에 대하여

입력 1995-08-18 08:00:00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는 미술은 잘몰라" "미술은 어려워"라며 그리는 일은 물론 감상조차도 외면한다. 또한 미술이란 그리는, 만드는 행위의 결과로눈에 보이는 대상을 똑같이 모방한 것만이 잘되고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그러나 인물의 감정·성격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도 표현해야 된다고보면 외적인 것만 그대로 흉내낸 것이 꼭 좋다고는 볼 수 없다. 흔히 미술은미를 표현한다고 하고, 아름다운 것, 보기좋은 것등을 우선으로 생각한다.서양과 동양인, 아프리카 흑인이미인을 보는 시각은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었으며 시대와 함께 변해왔다. 우리의 관념은 서양미의 제한적 이론에 길들여져 아프리카는 물론 한국미인에 대한 기준도 잘 모른다.

우리 조상들, 할머니, 어머니가 쓰던 색동 헝겊들을 조각 조각 붙여 놓은사각 보자기, 방석등은 추상미술의 거장 몬드리안의 그림과 비교된다.그것들을 수십배로 확대하면 색채나조형면에서 어떤 추상미술 보다 뛰어난현대적 대작으로 해석된다. 그것들을 단지 박물관이나 미술관 유리상자 안에전시된 골동품으로 해석한다면 어쩔수 없는 것이지만…화장·면도·넥타이·배꼽티·간판·하늘·햇빛에 반사된 나뭇잎과 흐르는 물·TV·조경·건축등우리 일상속에 미술과 관련시킬수 있는 것들은 너무 많다.

어떤 것이 미술이냐 아니냐는 따지지 말자. 세계유수의 미술 전람회 작품들 대부분이 설치 작품들로서 '회화(평면)의 시대는 끝이다'라고 할 정도로아무거나 갖다놓으면 좋을 비개성의 미술 시대이다. 시각(태도)도 고정된 틀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굳이 메시지를 찾고 노력하고자 하면 힘들다. 그냥보다보면 좋게 느껴진다. 색동저고리의 애정처럼…. 〈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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