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단-상투적인-배정숙

입력 1995-08-17 08:00:00

지금 누가 외로운가레게 베이지, …유행하는 컬러의 루즈를 덧바른 입술

웃음조차 레게 베이지

그만 탈출하고 싶다

상투적인 인생,

상투적인 웃음, 요즘 사람들은 유행 따라

모두 상투적으로 산다

상투적인 현실에 길들여진 채

상투적으로 사랑을 하고

이별도 하고

상투적으로 환상을 꿈꾼다

그만 탈출하고 싶다. 유행으로부터, 레게 베이지로부터, 절망의 검은 외투를 벗어 던지고 여기 미망의 한 고랑을 건너뛰면 그곳, 출렁이는 바다가 있듯, 홀로 외로운, 이 상투적인 인생에서 그만 탈출하고 싶다.지금 누가 홀로 외로운가. 이 낯익은 외로움조차 얼마나 상투적인가.▨약력

△'문학세계' 신인상 당선 △시집 '부칠 수 없는 편지' 등 5권 △수필집 '기쁨이 있는 생활' △대구문협, 대구수필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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