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로키산맥서 호화판 휴가

입력 1995-08-1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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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호화판 여름휴가를 떠났다. 목적지는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국 거부들의 별장이 꽉 들어찬 곳이다.엘로스톤 국립공원 남쪽 초입에 자리한 이 고장은 만년설이 뒤덮인 로키산맥의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곳. 미국사람들은 이곳을 보고 '산속의 천국'이라고 부른다.

이에대해 워싱턴 포스트지는 질세라 대통령의 호화판 휴가를 비꼬고 나섰다.

'천국에는 대가가 있다'는 것이다.

잭슨 홀에 별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얼추 들먹여봐도 보는 이의 입이 딸벌어지게 하기에 충분하다. 세계은행 총재 제임스 웰펜손, 월 마트 회장 데이빗 글래스, 크라이슬러 회장 로버트 루츠등 미국에서 손꼽히는 억만장자를비롯, 딕 체니 전국방장관, ABC방송 앵커 데이빗 브린클리등 명사 뿐 아니라3M사, 디즈니사, 레디슨 호텔등 거대기업의 상속자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클린턴 대통령은 가족들과 함께 15일 이곳에 도착해 18일 동안의 휴가를보내게 된다.

그가 머물 곳은 웨스트 버지니아 출신 제이 록펠러 상원의원의 별장. 이별장은 부근 산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레 트와 테통'('세개의 가슴'이란뜻의 프랑스 이름)을 마주보고 있다. 회색 목조 건물에 자연석으로 만든 벽난로가 있고 수영장은 물론 울타리가 쳐진 초원은 대통령 전용기인 미공군1호기가 착륙해도 될 정도로 널따랗다.

워싱턴포스트지는 15일자 신문에서 대통령의 여름휴가를 소개하면서 "클린턴과 그 가족들이 골프채와 알레르기 약품, H 업맨 시가(클린턴이 좋아하는담배), 그리고 3백명의 수행원들을 짊어지고 이 산속의 천국에 찾아왔다"고비아냥 거렸다.

이 신문은 또한 "대통령 가족들이 강으로 탐험을 나가거나 까무러치도록좋아하는 플라이낚시를 떠나기 전에는 이 고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닐 것"이라며 "대통령의 휴가 18일동안 이 지역은 과거에는 없었던 심한 교통체증을 겪게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워싱턴에서 거주한 적이 있는 낸시 램버트라는 여인은 "이곳 주민들이 대통령의 방문으로 그들의 일상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카우보이 바'에 들어가면 바가 문을 닫아야 하는데 처음 몇번은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이것은 주민들에게 고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또한 이 신문은 한켠에서는 '빌과 힐러리의 놀라운 화이트워터 휴가'라고쓴 T셔츠를 만들어 팔고있기도 하지만 대통령의 휴가기간 동안 발생할 약4천달러 상당의 이 지역 특산 포도주가 매출 감소를 다시 회복할 길이 없을것이라며 이를 '천국의 대가'라고 꼬집었다. 〈워싱턴·공훈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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