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침략반성 한계 여전

입력 1995-08-16 08:00:0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15일 2차대전종전기념일을 맞아 무라야마 도미이치일본총리가 과거 일제의침략행위에 대한 사죄의 발언을 했으나 그 진실성에 있어서는 무게가 실리지않고 있다.종전 사과발언보다 진일보된 것으로 평가되는 이번 발언이 '마지못한'성격이 강해 한국을 비롯한 전쟁피해국의 아픈 마음을 얼마나 달랠수 있을지는의문이다.

그러나 피해당사국이나 참전국가들의 반응은 '겉으로는'어느정도 긍정적이지만 이는 일본과의 무역거래등 경제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피해국의 종군위안부문제나 국가배상문제는 더이상 국가의 책임이 아니라고 결론지어 과거청산에 대한 일정부의 '한계'를보였다.

이번 발언에 대해 한국정부는 "앞으로의 일본정부태도를 지켜보겠다"고 논평해 이번 사과의 불충분성을 나타냈다.

대전중 일본군에 포로가 됐던 영국의 참전피해자들은 "무라야마총리의 발언은 정부차원이라기보다 개인적인 성격이며 사과발언도 주요행사로서가 아닌 부차적인 것으로 이뤄졌다"며 발언배경에 의문을 던졌다.그러나 중국의 강택민주석은 아시아국가에 대한 일본의 침략사실을 부정하지 말라고 경고한뒤 무라야마총리의 사과발언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또 피델 라모스필리핀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일총리의 사과발언이관계국가로부터 "찬사를 받아야 한다"고 평가를 내렸으나, 일본군위안부출신의 피해여성들은 일본의 배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과거 일본군에 전쟁포로로 잡혔다 야만적인 취급을 받았던 호주의 참전용사들은 "일본의 만행은 어느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라며 분노의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연합국입장이었던 미국과 러시아는 이날 국무부와 외무부대변인의 입을 통해 2차대전중 일본의 침략행위사죄발언을 환영한다는 뜻을 발표했다.미국과 러시아등 일부를 제외한 피해국가들이 외관상 사과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노골적인 불만스런 논평을 '삼가'고 있는 것은 일본의 무시할수 없는 경제적 요인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일본과의 무역관계가 갈수록 늘어나고 대일본의존도가 적지않는아시아의 전쟁피해국들 경우 15일 종전기념일을 '떠들썩하지 않게'치른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각국들은 한국의 성대한 광복행사와는 달리 대체로 조용하게 보냈으며 이는 일본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계산이라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일본은 '교묘한 말장난'을 벌이며 전쟁사실을 인정하지않다가 무라야마총리의 입을 통해 사과발언을 한만큼 앞으로 과연 이에 걸맞은 행동으로 침략행위에 대한 반성을 어느정도 성실히 실천할지 지켜 볼 일이다.〈정인열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