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공원 충헌탑 분향 전명운열사 2녀 전경영씨

입력 1995-08-16 00:00:00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비록 어렸을 때 뿐이지만 해마다 3.1절과 8.15 광복절이 되면 인근 한인교회에 나가 연설을 하시던 모습이 선합니다"일제에 항거해 친일파 외교고문 스티븐스를 저격한 전명운열사의 둘째딸전경영씨(72.사회사업가.미 캘리포니아 레이크우드 이얼링 거주).해외 독립유공자 및 후손 2백여명과 함께 서대문 독립공원을 찾아 "이곳충헌탑에 와서 분향을 하다보니 아버지가 얼마나 조국을 사랑하셨고 조국의독립을 위해 노력하셨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며 눈물을 거두지 못했다.한국말을 거의 못하는 그는 1923년 5월10일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조국에 대한 기억은 갖고 있지 못하다.다만 지난 94년 아버지의 유해를 국립묘지에 안치하면서 고국 땅을 처음으로 밟은뒤 조국에 대한 애정이 깊게 사무쳤다고 되뇌었다.

그녀가 아버지에 대해 갖고 있는 기억은 출생 이후부터 1947년 아버지가뇌출혈로 객사할 때까지 20여년간에 불과하지만 항상 가족들을 사랑해주고한인들을 자기몸처럼 아껴주는 모습만은 머리속에 뚜렷이 각인돼 있다.돋보기 뒤로 깊은 주름이 잡힌 전씨는 "어렸을 때의 미국 생활은 견디기어려울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아버지에 대한 믿음과 기독교 신앙이 없었다면 이겨내기 어려운 시련이었다"고 회상했다.

어렸을 때 언니와 남동생이 죽고 한때 가족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했다는 그는 지난 70년대초 세인트루이스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홀트 아동복지회의 사회사업 전문가로 아이들을 돌보며 사업을 하는 남편과 단둘이 생활하고 있다.

전씨는 "독립된 조국에 살기를 염원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올때마다 느끼는것이지만 한국의 발전상이 놀랍기만 하다"며 고국방문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 81년에 돌아가신 어머니 조순희여사의 유해를 16일 국립묘지의아버지 묘옆에 안장한뒤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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