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50-지역문화 성과와 과제-문학

입력 1995-08-15 00:00:00

1946년에 간행된 '청록집'은 일제에 의해 훼손되기 이전의 우리의 고전적감수성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값진 의미를 지녔다. 전쟁이 휩쓸고 간 50년대에는 이어령이 한국문단에 코페르니쿠스적 감수성의 혁명을 일으켰다. 그는세련된 문체 혁명, 세계인식의 방법론의 혁명등 전방위적인 현대적 에너지를 보여준 아방가르드(전위)로 명성을 떨쳤다.한국 현대시는 4·19를 전후해 김수영이 나타남으로써 진정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30년대의 이상을 이어받는 모더니즘 형식의 현대성으로 후세대 시인들이 지적인 사물인식과 실험적 방법론을 모색하는데 통로를 제공했고 한편으론 반봉건적 상상력등으로 이후의 민중주의적 사회시의문을 열었다. 당시 김수영의 대척점에는 대구에 거주한 김춘수가 있었다. 언어의 심미적 가치와 상상력의 모험, 무목적적 순수 공간을 지향하는 그의 예술주의는 계몽주의적 입장을 거부하는 점에서 현대시의 또 다른 모더니티의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해방 이후 시사는 "해방 이후 소월의 '진달래꽃'이나 서정주의 '화사집'과 같은 수준에 오른 시집이 과연 있느냐"는 질문이 제기되는등 '문제작'이 아니라 작품의 진정한 수준에 있어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과연 거뒀는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소설의 경우 전후인 50년대에는 손창섭, 김성한, 장용학, 선우 휘, 오상원등 신세대들의 부정의 문학, 비판적 지성의 문학이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또 이시기에는 '카인의 후예'의 황순원, '무녀도' '황토기'의 김동리도 지속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최인훈의 광장이 발표된 것은 1960년. '광장'은 분단 문제를 논리적인 차원으로 전환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평가된다.또 4·19 이후 김승옥의 '생명연습',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등이 나오고70년대로 접어들어선 윤흥길의 '장마'가 나오며 새로운 시대를 예감케 했다.'장마'는 양분된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가족끼리의 샤머니즘적 차원에서 조명, 6·25를 이념의 틀보다 민족적 삶의 실체로 파악하려는 변화를 보였다.그리고 무엇보다 70년대와 80년대에 모두 십여년 안팎에 걸쳐 쓴 박경리의 '토지', 황석영의 '장길산', 김주영의 '객주', 조정래의 '태백산맥'등의 대하소설들이 우리 민족의 역사와 총체적 삶을 보다 실증적으로 제시한 방대한결실로 맺어져 해방 50년 문학사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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