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던 쌀수송선 삼선비너스호가 탑승선원 21명과 함께 오늘오후포항항에 귀환했다. 꼬여가던 남북관계가 어렵게 이뤄진 협상으로 쌀배는 송환되고 쌀지원은 재개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마음같아서는 협상과 지원을 한꺼번에 치우고 싶은것이 국민적 정서이지만 세상사를 감정대로만 처리할수없어 치솟아 오르는 울분을 안으로 삭일수 밖에 없다.우리 정부는 쌀배의 송환협상에 임함에 있어 이석채재경원차관이 전금철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고문 앞으로 재발방지와 쌀지원계속을 약속하는 대북사과 전문을 보냈다. 또 북측이 13일 오전'선박과 선원을 돌려 보내겠다'는통보를 해오자 우리 정부는 사건경위에 대한 분석도 없이 반갑다는 듯 쌀1만t을 싣고 광양항에서 대기중인 두양브레이브호를 북한 남포항으로 출발시켰다. 우리 정부는 약속분 15만t중 8만5천t을 북한에 보냈으며 나머지 6만5천t도 계획대로 보낼 예정으로 있다.
삼선 비너스호의 억류사건을 두고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무엇인가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우리는 굶주리고 있는 북한동포들을 위해 그야말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무상의 쌀을 주러갔었다. 옛 속담에도 '거지에게 밥은 못줄지언정 쪽박은 깨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북한은 어떤가. 선박에 관한 국제관례를 무시하고 태극기를 내리고 인공기를 게양토록했으며 1등항해사가 호기심으로 찍은 부두가 배경으로 들어간 기념사진을 '정탐행위'로 간주, 구원하러 온 배에 족쇄를 채워 버렸으니 말이 될 소리인가. 한심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여 차마 고개를 들수가 없다.북한의 핵문제를 시작으로 이어진 경수로 지원과 쌀지원문제를 두고 볼때사사건건 생트집을 부리는 북측의 행위는 물론 얄밉지만 그 대응방법에 익숙지 못한 우리정부의 처사는 더욱 못마땅하다. 애초에 쌀지원을 위한 협상을할때도 '원산지 표시 불가''육로수송 불가'등 북한의 요구를 우리는 무수정으로 받아 들였다. 그후'태극기 강제 하강, 인공기 게양'과 '수송선강제억류'조치에도 우리는 되레 '대북사과'전문을 보내고 또다른 쌀배를 띄워 보내기에 바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의 대북정책은 바뀌어야 한다. 우선 남북관계는 인도주의적 낭만성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현실주의적 합리성으로 돌아서야 한다. 그리고 우리정부는 대통령임기내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통일치적쌓기의 꿈이 있다면 그걸 버려야 한다. 대북정책은 국민정서에 합당한 선에서 추진되어야 하며 감출것과 밝힐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 세가지만 염두에 둔다면 북한의 잔꾀와 트집을 쉽게 주저앉힐수 있을 것이다.
남북문제는 절대로 쉽게 풀릴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너무 많은 양보도 금물이며 무조건적 선심 또한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하면…'이란 막연한 기대속에 바라는 반대급부는 생각하지 말아야한다. 대북정책은현실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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