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9일 서석재 전총무처 장관과 김일창씨(55·음식점 경영)등 10명을전격 소환,조사한 결과 비실명자금 보유설의 전달 경로에 대한 윤곽이 거의드러났다.앞으로 검찰이 규명해야 할 부분은 최초 발설자가 누구인지와 1천억 또는4천억원대 자금의 실소유자의 실존 여부와 있다면 누구인지를 밝히는 일들이남아있다.
현재까지 검찰이 보유설 전달과정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낸 인물은 모두 10명.
서전장관은 지난 7월초 김일창씨로부터 "과거 정권의 핵심 인사가 4천억원의 비실명자금을 전환하는 문제로 고민중인데 절반을 헌납하는 조건으로 자금 출처조사를 면하는 방법이 없겠느냐"는 문의를 받았다는 것.김씨는 이같은 얘기를송석린씨(62·서울 배드맨턴 연합회장)로부터 전해들었으며 비실명자금 보유설 전달자는 순차적으로 △이우채씨(54·한약건재상) △이삼준씨(54·이태원 국제상가 연합회 사무장) △이종옥씨(45·부일종합통상 대표) △양재호씨(49·'미래로'이사) △ 김서화씨(51·장상기공 대표) △박영철씨(45·무직) △외국 식품회사인 디어혼의 한국주재원인 김종환씨(43)까지 이어진다.
검찰은 김씨가 또다른인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진술하고 있어 최초 발설자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 추적할 예정이다.
검찰은 비자금 보유 발언의 이같은 전달 경로가 서전장관과 김씨, 김씨와송씨등 각각 개별적인 친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단선적인 관계에 놓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조사결과, 서전장관과 김일창씨는 야당시절의 친분관계로, 김씨와 송석린씨및 송씨와 이우채씨는 배드민턴 연합회 관계로, 이우채씨와 이삼준씨는 동서간이고, 이삼준씨와 이종옥씨는 사업관계로, 이씨와 양재호씨는 처사촌 동서로, 양씨와 김서화씨는 친구소개로 아는 사이이고,김씨와 박영철씨는고향선후배 관계로, 박씨와 김종환씨는 친구사이인 것으로 밝혀졌다.이에 따라 보유설이 전달되는 양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여타 관련자들이 서로 친분관계가 없어 전달된 내용도 개인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서전장관에게 전달되기 까지의 기간도 1년 이상이 걸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특히 검찰은 어린이들사이에서 유행하는 '귓속말 전하기 게임'에서 흔히나타나는 것처럼 최초 발언내용이 마지막에 전달받은 사람에게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과 흡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례로는 우선 서전장관이 언급한 비자금 규모를 들 수 있다.서 전장관은 "과거 정권의 핵심인사가 가명계좌에 소유하고 있는 비자금이4천억원으로 이의 절반인 2천억원을 국가에 헌납하는 조건으로 자금출처조사를 면할 수 있는 방안을 문의받았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서 전장관에게 이를 전달한 김일창씨는 "비자금 규모가 4천억원"이라고 말한 반면 김씨에게 이를 전달한 송씨는 검찰에서 "비자금 규모는 1천억원으로 들었다"고 말하는 등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같은 차이를 추측하게 하는 대목은 송씨는 김씨에게 "당시 1천억원을 자금추적없이 실명화하는데 성공하면 3천억원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하는 반면 김씨는 "송씨로부터 그런말을 들은 바 없다"고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
특히 송씨에게 은밀한 실명전환 가능성을 순차적으로 타진했던 사람들은모두 '1천억원'이라고 말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비자금 규모 뿐만 아니라 서전장관이 경위서에서 "4천억설의 주인공은 5공실력자"라고 말한 대목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서전장관은 "7월초 장관실에서 이같은 이야기를 김씨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김일창씨는 "과거 정권을 잡았던 사람이 돈의 주인공인 것 같다.특히 송석린씨와 전경환씨가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미뤄 4천억설의 주인공은 5공 정권인 것 같다"고 서전장관에게 전달했고 서전장관도 이같이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
이렇게 볼때 "과거 권력의 핵심측근"이라고 처음으로 발설한 사람은 김창일씨로 드러난 셈이다.
검찰은 이와관련,김씨가 특경가법상의 횡령등 전과 17범으로 송씨로부터전달받은 내용을 각색,과장,왜곡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김씨가 검찰에서 "당시 장관실에까지 찾아가 슬롯머신업자나 카지노 업자가 1천억원대의자금을 실명화하려 한다는 말을 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 송씨와 각별한 사이인 전경환씨를 떠올려 '5공의 핵심 권력자가 4천억원을 변칙실명전환하려 한다'는 식으로 변색해서 전했다"고 자백했기 때문이다.
송씨와 나머지 관련자들은 그러나 "돈의 주인은 과거정권 실력자가 아닌카지노업자나 슬롯머신 업자라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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