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 전대통령 비자금 관련설들

입력 1995-08-08 22:49:00

정부가 7일 서석재 전총무처 장관의 전대통령 4천억 계좌설 발언에 대해검찰 수사를 지시함으로써 그동안 수사를 통해 일부씩 모습을 드러냈던 5-6공당시의 대통령 비자금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대통령의 비자금은 5공때는 '강압'에 의해,6공때는 '이권에 대한 헌납'에의해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된 출처는 대형 국책사업이나 정기적인정치자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대통령의 비자금 규모와 조성 경위등을 짐작케하는기존의 수사나 관련 발언 등을 중심으로 정리해 본다.

◇정주영씨 폭로=대통령의 비자금 규모와 조성경위를 가장 근접하게 알 수있는 발언으로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92년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면서 폭로했던 내용.

정회장은 당시 "추석과 연말때 전두환 대통령에게 20억~30억원, 노태우 대통령에게는 50억~1백억원을 제공했으며 더 이상 정치자금을 내기 싫어 정치에 참여하게 됐다"며 "5공이 강압적으로 기업마다 지정해 정치자금을 거두는형식이었다면 6공때는 이권과 관련해 기업들이 알아서 자진헌납하는 방식이었다"고 폭로했다.

당시 대통령들은 광복절등 국가 행사나 추석등명절때 30대 그룹등 주요그룹엔 수십억원씩, 대기업엔 수억원씩을 받았고 이권 사업엔 수십억~수백억원씩 챙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장 내인가=골프장 조성공사는 각종 민원이 빈발,정치적 결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교통부장관 명의로 허가가 나도록 돼 있었으나 실제로는 청와대내인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대통령 비자금 조성에 기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인가를 받으려면 건당 수억~수십억원의 정치자금이 건네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까지의 골프장 신규허가 1백78건중 6공초기인 88년부터90년 사이에만 1백39건이 신규허가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동화은행 비자금 사건=검찰은 93년 4월 당시 안영모 동화은행장을 수사하면서 안행장이 수십차례의 돈세탁을 거쳐 5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 당시실력자들에게 전달했던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실력자들이란 청와대 경제수석 김종인씨, 재무장관 이용만씨, 금융계황제 이원조씨등 20여명으로 검찰은 물증확보를 위해 수표추적을 계속하다 5백억원대의 여권 실세들의 비자금 계좌를 찾아냈으나 상부의 지시로 중단되고 말았다는 게 당시 수사실무자의 증언이다.

◇율곡사업 비리=대검은 93년 5월 감사원으로부터 군전력증강사업(율곡사업)감사결과를 넘겨받아 2명의 전직 국방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포함한 군고위층들이 무기상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밝혀냈다.74년부터 무려 22조원이 투입된 율곡사업에서 이종구·이상훈 전국방장관과 해·공군 참모총장등10여명이 수억원씩을 수뢰한 사실을 밝혀냈으나 청와대의 개입 의혹의 열쇠를 쥔 김종휘 청와대 전안보수석의 해외도피로 더이상 진척되지 못했다.

◇6공 비자금 내사=검찰은 지난해 2월부터 3개월동안 과거 정권의 비자금에 대한 내사를 진행, 5백억원대의 양도성 예금증서를 찾아내는 등 6공의 정치자금 조성과 유통과정의 윤곽을 파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당시 대기업 간부들을 은밀히 소환, 내사 사실이 알려지게 됐으며안병화 전한전사장의 원자력 설비수주관련 비리도 이 과정에서 찾아낸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검찰은 공식적으로는 6공비자금 내사설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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