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핵실험계획은 지금 당장 철회취소하는 것이 세계평화뿐 아니라그들의 국가이익에도 합당할 것같다. 지난 6월 프랑스가 태평양상 무루로아섬에서 핵실험을 재개한다고 발표하자 이를 찬동하는 국가나 단체는 하나도없었다. 세계적인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는 핵실험저지를 위해 즉각적인실력행사에 들어갔고 세계 모든 나라들이 반대성명과 비난시위를 펼치면서프랑스제품의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핵실험발표이후 프랑스측이 가장 우려한 것은 세계각국의 불매운동이었다.처음엔 민간단체들이 주도하는 불매운동이 번지긴 했지만 경제적 타격 수치로 볼때 미미한 것이어서 핵실험 강행쪽으로 몰아갔다. 호주·뉴질랜드등 대양주 국가들과 유럽연합(EU)회원국들의 항의도 외교적 제스처에 그쳤고 일본의 거부운동도 참의원선거를 계기로 주저앉는 듯했다.
프랑스의 새대통령 자크 시라크는 '프랑의 영광'을 외치며 핵실험강행에더욱 박차를 가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프랑스의 핵기술은 억지력을 확보할수 있는 수준까지 올려야 하고 그것은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이 체결되는 내년 가을 이전에 이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얌체행위를 지켜보고 있던 호주정부는 더이상 시간을 주지 않고 분연히 일어서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호주는 20억프랑(3억6천만달러)규모의 공군력증강을 위한 항공기제작프로젝트에 프랑스업체인 다소를 입찰에 응하지 못하도록 제외시켜 버렸다. 불똥이 발등에 튄 프랑스측은 1일호주주재대사를 소환하고 핵실험일정을 앞당기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이미 대세는 기울고 있다. EU7개국 외무장관이 핵실험취소를 요구했다. 이탈리아에선 르노자동차센터가 피습당했으며 스웨덴에서는프랑스산 포도주판매량이 20%격감, 반프랑스 운동이 불꽃으로 피어 오르고 있다. 프랑스 국내 여론도 시라크를 등지고 있다. CSA란 여론조사기구는 핵실험이 잘못이란데 조사인구의 56%가 찬성을 했으며 25%만이 반대했다고 발표했다.일본도 원폭투하 50주년을 맞아 지난달 19일부터 정당과 원폭희생자단체들이 프랑스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금 프랑스의 입장은 사면초가에진퇴양난이다. 핵기술로 구가하려던 '프랑스의 영광'이 프랑스 제품의 불매운동으로 인한 '실업자의 양산'에 침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동서화해가 모색되어 세계평화가 겨우 날개를 접고 있는 이 시점에, 그리고 세계 1백70개국이 지난 5월 NPT무기연장에 서명한 마당에 프랑스가 핵실험 강행을 시도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다. 문화대국을 자처하는 프랑스가자국이익을 위해선 전혀 대국다운 풍모를 보여주지 않고 있더니 이번엔 핵실험으로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인류의 이름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프랑스는 본래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핵실험은 즉각 중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명분때문에 경제를 잃는다면 돈때문에 건강을 잃는 것과 같은 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