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적 리얼리즘의 대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와 심리소설의 창시자헨리 제임스의 명단편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돼 관심을 끈다.마르께스의 '이방의 순례자들'(한나래 펴냄)은 환상의 세계를 현실 속에담고 있는 12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이 단편들은 그의 가장 유명한 장편 '백년동안의 고독'에 나타난 마술적 리얼리즘의 기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마술적 리얼리즘은 일상의 생활 혹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의 역사성과, 토속신화나 전설과 같은 환상적 요소를 혼합해 사건의 상황이나 움직임을 분석이나 설명없이 서술하는 방식. 문제는 이러한 현실과 비현실, 사실과 환상의교직을 문학의 새로운 한 경향으로 받아들이도록 한 마르께스의 탁월한 작가적 능력이다.마르께스는 이 단편집에서 유럽을 떠도는 라틴 아메리카인들을 소재로 삼고 있는데 이들은 근대 문명을 상징하는유럽의 대도시에서 상처만을 안은채 정처없이 헤맨다. 마르께스는 그들의 착종된 내면 묘사를 통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곳에 대한 깊은 노스탤지어와 회한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비엔나에서 살아가는 한 콜롬비아 여인의 인생 역정과 비참한 최후를 그린'꿈을 꾸어주고 돈을 받습니다', 산간 지방을 향해 부는 건조한 내륙풍의 광기와 이로 인한 죽음의 이야기를다룬 '북풍', 전화를 걸려던 한 여인의 삶의 뒤바뀜을 그린 '단지 전화를 걸려고 왔는데'등 인생과 죽음에 대한 문제를 폭넓고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고 있는 이 단편집은 마르께스가 단편에서도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준다. 1928년 콜롬비아의 아라카티카에서 태어난 마르께스는 '족장의 가을'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등의 작품을 썼으며 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현대 심리소설의 기틀을 마련한 헨리 제임스의 단편을 모은 '헨리 제임스단편집'(현민시스템 펴냄)은 '한국 헨리 제임스 학회'가 국내 최초로 번역했다. 이 단편집에는 '융단 속의 무늬', '진짜', '정글의 야수'등 세계 단편문학사에 빛나는 작품들이 들어 있다. 이들 단편은 제임스가 흔히 다룬 신대륙 미국의 순진성과 구대륙 유럽의 지식 및 전통과의 문학적 갈등에 관한 '국제 주제'의 작품이 아니라 주로 예술과 인생과의 갈등을 다룬 심미적인 작품들이다.
'진짜'는 '예술은 허구를 통해 오히려 진짜 리얼리티를 재현할 수 있다'는아이러니를 다루고 있으며 '정글의 야수'는 철저하게 자기 중심주의적인 주인공이 마침내 야수의 환상을 던져 버리고 이미 고인이 된 애인의 사랑을 뒤늦게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1843년 뉴욕에서 태어난 헨리 제임스는 평생 독신으로 지내면서 '미국인' '비둘기의 날개' '대사들'등 많은 작품을 썼는데뛰어난 통찰력과 세련된 감각으로 현대 생활의 혼돈 상태를 탐구하고 있다.국내에는 난해한 문체로 번역이 쉽지 않아 고 장왕록 교수가 지난 79년 '대사들'을 번역한 정도였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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