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편소설 '아주먼길'펴낸 향토소설가 유순하씨

입력 1995-07-2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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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공간이 아닌 현실의 공간에서, 패배하는 인간이 아닌 승리하는 인간을, 패배하는 인간에 의해 파괴되는 세계가 아닌 승리하는 인간에 의해 복원되는 세계를 그려보려 했던 것 같습니다"최근 장편소설 '아주 먼 길'(문학과 지성사 펴냄)을 내놓은 향토(의성 신평)출신 중견소설가 유순하씨는 그러나 이 작품을 끝내고 형상능력에 한계를느꼈다고 겸손을 잊지 않는다.

"이 작품에는 인식의 눈을 뜬 이래 이때까지 몹시 불안한 마음으로 되풀이해온 사유의 총화가 들어있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결국은 내 결함의 총화를 세상에 내놓는 느낌입니다"고뇌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이상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상을새롭게 제시한 전작장편 '아주 먼 길'은 '어슴새벽' '무실댁' '갈등' '궂은비''아버지와 아들' '산자락 외줄기 길에 바람 고요하고'등 20장으로 구성돼있다.

대구사범 출신으로 성공한 사업가인 아버지의 후처 소생인 이영선은 조강지처와 가족을 버린 아버지의 내력을 알고 고민한다. 아버지의 생가가 있는매화골에 내려간 그는 시골처녀 한준희를 만나면서 도시와 시골의 관계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다. 결국 한준희는 삼각관계에 놓여있던 농촌 청년과 결합한다.

소설을 풀어나가면서 현금의 농촌, 도시문제 등에 대해 심도있게 천착한점이 돋보이고 있다.

68년 '사상계' 신인문학상 희곡 당선, 80년 '한국문학' 신인상 중편소설당선으로 등단한 유씨는 장편 '하회 사람들' '생성' '여자는 슬프다' '91학번' '산너머 강', 창작집 '벙어리 누에' '우물 안 개구리' '다섯번째 화살'등을 냈으며 이산문학상,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했었다.

〈신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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