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발사한 미사일이 대만인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7월21일인민해방군이 군사훈련이란 이름하에 발사한 두 발의 미사일은 타이베이에서1백50㎞떨어진 공해상에 떨어졌다. 대만군은 즉각 경계태세에 돌입했고 대만의 주식값은 폭락했다.이번에 실험된 미사일은 사정거리 6백㎞의 M-9미사일로 중국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M급 미사일의 하나이며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1964년핵실험에 성공한 이래 1960년대에는 사정거리 1천2백㎞의 동풍-2를 개발했고 1970년대에는 사정거리 3천㎞의 동풍-3을, 그리고70년대말에는 사정거리 7천㎞의 동풍-4를 개발했다.
1980년에는 본격적인 대륙간미사일이라 할 수 있는 동풍-5미사일의 개발에성공했고 1982년에는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의 개발에 성공했다. 이와같이중국은 핵탄두 또는 재래무기의 운반수단이 되는 미사일의 개발에 열을 올려왔고 M-9같은 전술미사일의 개발에도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미사일 시위를 벌인 중국의 목적은 여러가지인 것 같다. 이등휘 대만총통의 미국방문을 계기로 대만의 '탈중국, 친서방' 정책을 경고하면서, 동시에미국에게도 대만과 가까이하지 말것을 강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중국은 그동안 '1중국 1대만'식 독립을 추구하려는 대만의 움직임에 대해 민감한반응을 보여왔는데, 이는 '1국 2체제'식 통일, 즉 하나의 중국으로 통일해야한다는 중국의 입장과는 크게 상충되기 때문이었다. 이번의 미사일 시위는대만의 독립움직임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이번의 미사일 실험은 중국의 핵군사력 현대화 기도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이나 러시아를 볼모로 삼을 수 있는 동풍-5등의 대륙간 미사일이 있기는 하나 숫자가 10~20기 정도이고 모두가 단탄두 미사일이기 때문에 수천기씩의 다탄두(MIRV) 전략미사일을 보유한 러시아나 미국과는 전략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은 하나의 미사일이 여러개의 핵탄두를 서로 다른 목표물로 날려보내는 MIRV시스템의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소규모 핵탄두를정확하게 날려보낼 수 있는 전술미사일 개발에도 열을 올려왔다. 다른 핵보유국들이 핵실험을 중단하고 있던 1993~4년에 중국만이 세계여론을 무릅쓰고 3회의 핵실험을 강행한 것도 무기개발과무관하지 않다.
한편 중국의 미사일 시위로 대만의 이등휘 정부는 무력증강을 정당화할 명분을 얻게 되었으며,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빌미로 이미 전역미사일방어(TMD)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일본이 어떻게 나올는지도 궁금하다. 핵강국들및각종 미사일로 중무장한 북한에 둘러싸인 채 '비핵및 미사일 후진국'을 자청해온 우리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많다.
〈국제평화전략연 구원수석연구위원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