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16개국 회원국은 당초 24일로 예정됐던 보스니아사태 대책 대사회의를 돌연 연기했다.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보스니아사태에 대한 회원국들의 입장차이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프랑스와 영국은 보다 강경한 대처를요구하는 반면 미국을 비롯한 몇몇 회원국은 세르비아계 공습에 대해서 소극적인 입장인 때문이다.
한편 이날 회원국대사회의가 연기된 가운데 나토 군사위원회는 보고서마련을 위한 자체회의를 계속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공습목표까지 이견을 보여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따라서 신속대응군소속 영국군 3백여명과 프랑스군외인부대 5백여명은 사라예보 남쪽 이그만산에 도착, 12문의 105㎜포를 설치하고 전투준비를 끝냈으나 어떠한 공격지시도 받지 못한채 대기만 하고 있었다.
유엔이 그어놓은 '안전지대' 스레브레니차를 세르비아계에 함락당한 뒤 나토는 결연한 발표를 했다. 지난 18일 미국은 세르비아계 공습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19일 미-영-불정상들은 또다른 안전지대인 고라주데의 방어에 합의했다. 또 21일나토 16개국은 세르비아계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실질적이고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경고를 내렸으며 23일에는 안전지대공격을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는 최후통첩을 내렸다.그러나 그 어느 하나도 액션으로 옮겨진 것이 없다. 원칙론에는 모두 합의했으나 세부 전략합의에는 모두 실패했다. 미국의 공습검토는 보스니아내전에 대한 전면개입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물거품이 됐으며, 나토16개국의 최후통첩조치도 실질적인 공습이나 군사적 행동없이 구두선에 그쳤다. 나토가 어정쩡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가운데 세르비아계는 탱크와 야포등을 동원, 유엔안전지대를 교묘히 피해가며 보스니아 정부군을 공략하고있다.
이러한 나토(NATO)의 '행동없는 구두선'(No Action Talk Only)은 '제로 킬드'전략에 기초한 탓이다. 자국군의 희생을 제로로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란소극적인 입장이다.
보스니아 평화유지군의 목적은 인도적 활동이다. 세르비아계의 '인종청소'를 막고, 보급품을 안전하게 전달해주는 것이 최대의 목적인 것이다. 따라서무력수단은 완전히 봉쇄돼 있다. 그래서 유엔군내에서 평화유지군외에 굳이어렵게 신속대응군을 창설했다.
따라서 보스니아 나토군은 세르비아계를 억지시킬 어떠한 실질적 액션능력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안보리가 결정만 내려준다면 실제적인군사행동도 가능하다. 그러나 유엔안보리와 나토 16국은 자국의 이익에 배치되는 이러한 결정을 내려주지 않고 있으며 나토군의 내분도 바로 이 문제로더욱 불거지고 있다. '끝없는'이란 보스니아내전의 수식어는 나토가 실질적인 액션을 보여주지 않는한 여전할 것이다.
〈김중기기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TK를 제조·첨단 산업 지역으로"…李 청사진에 기대감도 들썩
민주 "김민석 흠집내기 도 넘었다…인사청문회법 개정 추진"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