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유적 수수께끼 풀린다

입력 1995-07-25 08:00:00

고고학에 첨단 테크놀러지가 접목됐다. 고고학은 얼핏 피라미드, 유적발굴등옛날 것만을 연상시키지만요즘 들어서는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인공위성을 이용하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의 눈보다 수백 수천배의시력을 가진 인공위성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함으로써 인류의 발자취를 훨씬수월하게 짚어볼수 있는 것이다.지도를 들고 돌아다니던 고고학자가 이제는 사무실에 앉아 데이터분석을통해 고대유적을 발굴하는 현실이다. 미국등 선진각국에서는 이를 '우주고고학 '이라 일컬으며 새로운 분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게 과학잡지 뉴턴의최신보고다.

지난 93년 파리의 유네스코본부에서는 '제1회 우주고고학전문가회의'라는주목할만한 모임이 열렸다. 각국 대표가 참가한 이 회의는 유네스코가 계획중인 실크로드(비단길)조사에 인공위성의 힘을 빌리기 위한 것이었다.이 회의직후 NASA(미항공우주국)ESA(유럽우주기구)가 고대유적탐사단(?)의일원으로 참여해 '우주고고학'의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유네스코는이들 기관과 함께 실크로드에서 아직까지 '오아시스루트'와 '초원루트'의 경로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던 부분을 연구중이다.

인공위성의 장점은 센서를 통한 폭넓은 시야다. 규모가 큰 유적을 놓고 인간의 힘으로 지도를 작성하고 예전 환경을 더듬는 것은 한계가 뚜렷하다.반면 인공위성은 지상에서 1천km정도 높이에 떠있어 관측폭이 40~185km나 된다. 규모가 큰 유적전체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공위성의 폭넓은 시야가 필수적이다.

또 위성의 센서는 가시광선(인간의 눈에 보이는 광선)이외의 정보도 얻을수있기때문에 인간이 발견할수 없는 부분까지도 감지해낸다. 예를 들면 위성이 감지한 적외선영역의정보는 지하의 매장물이나 주춧돌의 흔적을 검출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될수 있는 것이다.

또 위성은 지구환경전체에 대해 지질 식생 기온등의 데이터를 화상등의 형태로 축적할수 있고,이 화상데이터분석을 통해 지구환경의 변화패턴과 상황을읽을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에근거해 고대의 환경을 추측하거나 유적 그자체를 찾아낼수도 있다.

위성에 탑재된 레이더를 이용해 지하매장물의 탐사에 이용할수도 있다. 이방법을 사용하면 사막이나 삼림아래에 잠들어 있는 유적등을 그대로 살필수있다. 이제까지 애틀랜티스등 우주왕복선의 레이더는 아라비아반도의 오만과예멘사이의 사막에 묻혀있던 고대도시 '우바르'의 흔적을 발견했고, 사하라 사막의 지하에 남겨진 십수만년전 강의 흔적을 찾아내기도 했다.고고학자들은 위성이 보내준 화상데이터를 통해 고대유적의 수수께끼를 풀기위한 연구를 진행, 엄청난 성과를 단시일내에 거뒀다. 최근들어 유네스코를 비롯한 각국에서는 실크로드의 연구가 가장 활기를 띠고 있는데, 위성데이터를통해 몽고제국의 창시자 칭기즈칸의 무덤유적이 확인됐다. 또 캄보디아북서부에 위치한 신비의 앙코르유적의 발생과 멸망과정,공룡시대를 끝장냈다는 운석충돌에서 싹튼 마야문명기원설에 대해서도 연구를 계속중이다.〈박병선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