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재야·고소·고발인 표정-"내란죄에 면죄등 반역사적 행위"

입력 1995-07-19 08:00:00

18일 검찰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고소·고발 사건 관련자 전원에대해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린데 대해 재야단체와 법조계·고소·고발인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이들은 특히 검찰이 불기소처분 가운데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림으로써 스스로 이번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을 회피함으로써 정당한 검찰권행사를 하지 않는등 직무를 유기했다며 한목소리로 강력하게 비난했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유종성정책실장=이번 검찰의 결정은 지난해 유죄임을 인정했던 12·12 사태에 대한 검찰의 입장에서 오히려 한발 더 후퇴한느낌이다.

검찰이 5·18관련자들에 대해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린 것은 엄밀한 법적인 의미로는 수사대상이되지 않는 뜻이지만 실질적으로 이들의 내란행위에대해 면죄부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이들로 하여금 사법적 심판을 받지 않도록 해 준 것인 만큼 결국 이번검찰의 결정은 반역사적인 행위로 국민들의 분노를 살 것이다.▲민주주의 민족통일 전국연합(상임의장 이창복)=이번 사건은 검찰이 내란과 국권찬탈 목적으로 무고한 양민을 수없이 학살한 역사적 범죄자들에 대해공소권없음 처분을 내려 면죄부를 준 것은 반역사적 처사이고 국민에 대한배신행위다.

결국 대다수 국민여망을 저버리고 학살자들을 내란죄로 기소하기는 커녕사법처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이는 정부가 스스로 문민정부임을 포기하는 처사이다.

검찰이 공소권없음 처분을 철회할 때까지 국민들과 함께 투쟁하겠다.▲대한변협 공보이사 안상수변호사=이번 검찰 발표의 요지는 쿠데타가 성공해 정권을 잡기만 하면 이는 고도의 정치행위로 처벌을 할 수 없다는 것으로 요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앞으로도 쿠데타에 성공하기만 하면 괜찮다는 말과 같은 것으로이는 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어 심히 우려된다.이번 발표에서 검찰이 말하는 정치행위란 군주정치시대의 유물이지 현재법의 지배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용인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김세균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검찰의 공소권 없음이란 결정은 결국 당시군사 쿠데타로 밖에 볼 수 없는 행동을 추후에 승인해준 것이나 다름없다.이는 문제에 대한 법적 접근이라기 보다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서 나온 결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이 가장 중요한 기능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헌법수호의 기능을 스스로 방기,직무를 유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소·고발인들은 또 피고소·고발인들인 당시의 군부가 민간인들을무차별 학살하고 정권을 잡기 위해 군병력을 맘대로 동원한 사실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행위란 이유로 이에 대한 법률적 심판을 할 수 없다는 검찰의 결정은 직무유기나 다름없으며 결정 그 자체가 '정치적 판단'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들은 앞으로 범국민적인 운동이나 재야활동의 재개를 통해 이 사건의 진상을 끝까지 규명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고소·고발인들의 반응이다.

▲이해찬씨(서울시 정무 부시장)='부시장으로서가 아니라 5·18관련 고발당사자로서 말한다' 당시 5·18 관련자들은 국회에 등원하는 의원들을 총검으로 막았고광주에서는 군병력을전진배치했으며 발포한 사실도 있다. 이는명백히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검찰이 공소권 없음이란 결정을 내린 것은 스스로 이같은 사실을 은폐키위한 것이다. 즉 기소를 안하기 위해 궤변을 늘어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이문영씨(경기대 대학원장)= 문민정부에 대해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이번 결정으로 볼때 문민정부의 모든 행태가 과거 유신독재 및 군사독재시대나다름없음을확실히 알게됐다. 당시 피해자들은 내란음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감옥살이를 하는등 법률적인 심판을 받았는데 이에 대한 가해자들의 행위는 정치적 행위라는 이유로 법률적 심판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결국 이번 결정 자체가 정치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한 법률적 해결방안이 막힘에 따라 이제는 범재야단체의 활동재개를 통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수밖에 없게됐다. 역사를 바로잡기위한 재야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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