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이후 민주당 어디로-이총재·구당파 당권쟁탈전

입력 1995-07-17 22:37:00

민주당내에는 현재 신당파, 구당파, 잔류파 등 3개세력이 동거하고 있다.그러나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이 18일 신당창당을 선언, 신당파를 대거이끌고 딴살림을 차려나가면 민주당은 구당파와 잔류파만 남게된다.신당에는 소속의원 96명중 1차로 70여명 정도가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당사도 여의도 대하빌딩 3층에 마련해놓았다.구당파엔 김원기 조세형 노무현 김근태부총재와 김정길전최고위원, 이철장기욱 김종완 김원웅 원혜영 이상두 유인태 제정구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홍영기국회부의장도 참여했고 이부영부총재도 조만간 합류할 것이라는 얘기이다. 외견상으론 부총재 5명에 현역의원 11명이 포진, 만만치 않은 세를 과시하고 있다.

잔류파는 이기택총재계를 말한다. 따라서 잔류의원이라도 신당파 전국구의원과 홍사덕 문희상의원 등 신당동조의원들은 제외된다.

강수림 정기호 박계동 이규택 최욱철 박일 강창성 강희찬 신진욱 이장희장준익등 11명 정도가 일단 이총재계로 분류된다.

따라서 신당파가 우루루 떠나면 민주당은 구당파와 이총재 잔류파간에 당권을 놓고 치열한 '한판승부'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당헌에 따라 8월중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

전초전은 벌써 시작됐다. 구당파는 14일 회견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는 이총재와 정치행보를 함께 하지않을 것을 밝힌다'라는 문구를 넣었다가첫회견의 모양새를 감안, 삭제했다.

분당이후 당권싸움에서 반드시 이총재를 밀어내고야 말겠다는 분당파의 의도를 한눈에 알 수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를 모를 리없는 이총재도 15일 즉각 반격을 시작했다. 그는 김이사장의정계복귀선언을 철회하라고 촉구하면서 구당파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호남및 수도권출신이 주축인 구당파가 김이사장의 영향력을 감안, 정계복귀문제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점을 꼬집고 나선 것이다. 한마디로 구당파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셈이다.이렇게볼때 8월전당대회를 겨냥한 이총재와 구당파간에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이총재는 당권장악을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한시점에 당개혁 방안을 밝히고 총재직을 사퇴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관련, 이부영부총재와 연대, 당권을 장악한 후 정치개혁 시민연합 등당외개혁세력을 끌어들여 '세대교체'를 표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총재는 또 지도체제와 관련, 당헌당규 개정을 통한 '단일지도체제'를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구당파는 우선 누구를 당권주자로 내세울 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로선 김원기부총재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노부총재 등이 적극 추대하려 하고 있다.

특히 이와관련, 김부총재가 민주당을 장악한 후 김대중씨의 신당과 합당을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물론 김부총재는 "말도 안된다"며 펄쩍 뛰고 있다.

구당파는 김부총재든 누구든 아무나 나서도 이총재를 쉽게 꺾을 것이라고장담하고 있다.

분당과정에서 이미 지도력을 상실, 만신창이 신세인 이총재가 전당대회과정에서 한달가까이 계속될 구당파의 '공세'를 버티어낼 수 있겠느냐고 큰 소리치고 있다.

구당파는 지도체제도 현재의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고수할 방침인 것으로알려졌다. 이총재쪽에 마땅한 부총재감이 없다는 점을 감안한 전략이다.노부총재는 "우리는 부총재급이 6명이나 된다"며 "따라서 총재와 부총재후보간 연합전선을 형성하면 명분은 물론 세에 있어서도 이총재를 압도할 수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부총재는 특히 같은부산출신인 김정길전최고위원과 연대, 이총재의 조직기반을 흔들어놓겠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이총재계는 "조직의 기초도 모르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측근은 "신당파가 떠나면 남은 조직의 80%이상이 이총재계인데 아예 싸움이되겠느냐"고 반문한다.

또다른 측근도 "이총재는 김이사장과도 세대결을 벌였다"며 "어른하고 아이하고 싸울때 누가 이길 지는 자명한 것이 아니냐"고 승세를 낙관하고 있다.

김이사장의 신당창당에 못지않게 민주당 두세력간 당권싸움도 볼만할 것이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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