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로 마감되는 제2차 남북한쌀회담은 아무래도 그 결과는 3차회담으로넘겨지게 될것 같다. 그것은 북측의 입장은 선 쌀지원후 경협등 기타논의인데 비해 우리는쌀지원과 경협, 우성호선원송환등 기타문제를 연계시키려하는 전략차이 때문이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극적타결이라는 모양새에 있는 것이 아니라무엇을 어떻게 타결했느냐 하는 내용에 있음을 정부는 알아야한다. 1차회담결과가 국민에 어떻게 비치었으며 또 쌀을 싣고간 우리의 배가 북한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는가를 살펴보면 단박에 알수있는 문제이다. 아무리 '조건없는 지원'이었다 해도 우리배가 인공기를 강요당할 이유는 없으며 쌀지원후에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대남비방 방송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북한 대표인 전금철대외경제협력추진위고문은 "동족애 민족애로 하면 잘될것"이라고하면서 이같은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전은 인공기 게양도 우리측이 자진해서 손수했다고 우기고 있으며평양방송은 우리의 쌀지원을 마치 국가간 교역인것처럼 위장하고 있으며 1차회담시 '귀국후협의사항을 북측내부에 공개한다'는 약속은 "쌀제공문제를가지고 불순한 세력들이 부산을 피우고 있다"식으로 표현하고 있다.이러한 일련의 결과를 봐서도 명확한 합의가 중요하며 또 그 합의를 구체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문민정부의 미숙은 정평이 나있는 판인데 2차 회담에마저 이러한 서투름이 계속된다면 큰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정부는 이제 아마추어적인 감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무리 우리가 일방적으로 민족애를 강조해도 북측이 듣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기업간의 거래에서도 감상주의가 통하지 않는데 하물며 국가간의 거래에서야더욱 통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쌀지원후 북측 태도에서 이미 입증된 사실이아닌가. 조건 없는 지원을 내세워 북의 체면과 입장만 생각해주고 우리의 입장과 체면은 뭉개지는 그런 우스꽝스런 외교는 이제 더이상 하지 않아야 한다. 왜 쌀의 원산지 표시마저 못하는 것인가.
그리고 이제 더 이상 무상지원은 없어야 한다. 유상으로 해도 지난 경험에서 알수 있듯이 사실상의 무상이 되어버렸다. 북한이 갚지 않는데는 어쩔 수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교상의 입장으로 보면 유상과 무상은 크게 다르다.이를 경협이나 우성호선원 송환과 연계시키는데는 유상이 더 유리할 수 있기때문이다. 그리고 한건주의 역시 경계해야 할 사안이다. 우리에게도 필요한남북경협도 이 한건주의에 휘말려 서둘다 보면 오히려 더 늦어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미국과일본에 선수를 빼앗기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너무집착하다보면 실제로 그렇게 돼 버린다. 국민은 언제까지 이끌려다니기만 하는 외교를 짜증나게 구경만 하고 있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