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나 아니면 안된다

입력 1995-07-15 00:00:00

정치권이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정계복귀와 신당창당 움직임으로 시끄럽다.정치권 뿐만 아니다.각종 여론조사는 그의 정계복귀와 신당창당에 대해'예상대로' 부정일색이다. 텃밭인 호남에서만 과반수가 넘는 70%대의 찬성을보였을뿐 다른 지역은 같은 수치의 반대를 보였다.김이사장도 13일 자파의원들과의 모임에서 도덕적인 측면에서 비판받을 수도있다는 점을 시인했다. 또 "국민과의 약속 불이행에 대해 굳이 변명하지않겠다"는 말까지 했다. 이는 여론의 비판에 별로 개의치 않겠다는 오만과독선의 냄새를 강하게 풍긴다. 신당은 또 대구경북 부산경남 강원등 표가 나오지 않을 지역에는 지구당도 두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확실한 호남세만 업고 가는 지역당을 만들겠다는 발상이다.

김이사장측은 현재 이기택민주당총재의총재직 사퇴를 요구하는 민주당내자파소속 국회의원들로부터 서명을 받고 있다. 서명작업의 일선에는 민주당의 현역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 그리고 전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동원되고 있다. 모양새가 좋을 리가 만무하다.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불과 1개월 반이 남아 있다. 그 시간만 참으면, 그들의 주장인 '파행적 당운영의 책임자'로 지목한 이총재를 갈아치울 수 있다.그러나 김이사장은 전당대회를 해 보지도 않고 전당대회가 제대로 치러지지않을 것이라며 신당창당을 강행한다고 한다.

김이사장은 또 일사불란한 정당이 필요하지 계파간 나눠먹기식이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의 혼란과 제1야당의 마비도 그의 복귀와 신당창당의 이유다. 하지만 당운영은 이총재보다 김이사장이 좌지우지한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결국 김이사장이 직접 나오려는 구실일 따름이다. 또국정혼란도 김이사장이 나온다고 안정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는 것이 아닌가.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아집의 발로에 다름아니다.여기에 또 21세기라는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한다. 시대변화는 강조하면서도 당내의 다양성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로 공존하기 힘든 논리다. 그가 평생을 목숨걸고 외쳤다는 '민주주의' 적인 발상도 아니다.결국 김이사장의 정계복귀와 신당창당은 눈앞에 닥친 현실이긴 하지만 뭔가개운치 않은 느낌을 지울수 없게한다.〈이동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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