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 대선패배후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김대중씨에게 '한국정치의 거목'으로, '큰 정치인'으로 대통령당선에 못잖은 찬사와 애정을 보냈던 국민들은그의 명분없는 정계복귀에 실망을 감출수 없다. 김씨에 대한 그러한 찬사와높은 평가는 그의 정치역정에서 쌓아올린 민주화투쟁의 빛나는 업적과 그때까지 대선패배에서 깨끗한 승복을 보지못했던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준데서 비롯된 것이다. 김씨도 그같은 국민의 감정을 알고있음인지 국민과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사실 변명할 말도 없을 것이고 또 변명을 한다해도 국민의 감정을 되레 격앙시킬뿐일 것이다.이제 그는 이번 정계복귀선언으로 차기대권경쟁에 나선 것으로 간주된다.이와 관련, 13대 대선당시 자신의 대통령출마를 위해 통합제1야당인 신민당을 깨고 평민당을 창당했던 것과 유사하게 또 현재의 통합제1야당인 민주당을 깨고 신당을 만드려는 것도 그의 상습적 정치행태를 보는 느낌이다. 끝없이 끓어오르고 있는 대권욕심앞에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별문제가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이 정계복귀를 전후한 그의 언행이 주는 인상이다. 약속을 했으면 그것이 비록 법적 구속력이 없더라도 지켜야하고 못지킬때는 설득력있는 충분한 사유가 제시돼야 한다. 변명을 않겠다는 그의 태도는 분명국민에 대한 오만이다. 물론 정치를 하는 것은 공민권의 제한이 없는 한 누구든 할 수 있는 개인적일이다. 그러나 김씨만한 과거 정계의 원로가 식언을 해가면서 언동을 뒤집는 것은 국민을 속인 것과 같다.
그가 변명처럼 내놓은 정계복귀의 이유는 "민족의 운명이 중대한 기로에서 있고 여야가 자기몫을 다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야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그의 현실진단엔 충분히 동의할 수 있다.지금이 민족의 중대기로임이 분명하고 여야정치권이 이같은 위기국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음도 그러하다. 그렇다고 김씨가 정계에 복귀하면 이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는 '나 아니면 안된다'는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이같은 발상이 혹시라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데 고무된 것이라면큰 오해를 하고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의 호남지역승리는 지역할거적 성향의 지지라 할 수 있지만 서울등지의 승리는 현정부의실정에 대한 반사지지라 할 수 있다. 특히 중산층의 민주당지지는 제1야당에대한 기대이지 김씨 개인의 정계복귀를 요구하는 민의로 속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씨의 정계복귀는 법적으론 그의 판단에 속한 일이다. 그러나 그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만든 통합제1야당의 당원이라면 당연히 소속정당을 통해복귀하는게 옳다. 그것이 그에 대한 정계복귀의 1차심판이 될 수 있다. 또평민당을 만들 듯이 강한 지역색을 바탕한 사당과 흡사한 신당으로 정계에복귀한다면 오히려 현재의 정치위기보다 더 심한 정치불신과 혼란만 가져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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