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광장-대학여성학강좌 남학생 몰린다

입력 1995-07-13 08:00:00

"여자는 사회 구성원을 생산하는 막대한 임무를 수행해요. 그런데도 왜 불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합니까""남자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군대에서 보내야 합니다. 3년이라는시간을 사회적으로 보상해 주는 것을 불평등이라 할 수 없어요"10일 오후 3시 경북대학교 전자계산소 세미나실. '여성과 사회' 계절학기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학생들이 남녀불평등문제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강좌이름만 봐서는 여학생이 많을 것 같지만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남학생이다.

여학생을 위한 교양과목으로 인식되어온 대학의 여성학 강좌에 남학생들이몰리고 있다.

경북대의 여성학 교양과목인 '여성과 사회'의 전체 수강인원은 3백60여명.이 가운데 60%가 남학생이다.

수업은 전문적 지식의전달보다는 일상에서 겪는 성불평등 사례를 주제로삼아 토론 중심으로 진행된다.

토론의 주제도 학생들 스스로 정한다. 직장내 성희롱, 혼전순결, 학내커플, 대중매체와 성상품화 등 생활속에서 쉽게 접하는 주제가 대부분.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규원 교수(사회학)는 "전공 성별 등 이질적인 특성을 가진 학생들을 하나의 토론 그룹으로 구성, 서로의 입장차이를 확인하고 편견을 스스로 바로잡는 과정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며 "오히려 남학생들에게 더 유익한 과목"고 설명했다.

복학생인 이영철군(전자공학과 3년)은 "토론을 통해서 여성이 우리사회에서 겪어야 하는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며 이성에 대한 편견을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남녀학생들의 입장차이때문에 토론이 감정대립으로 흐르기도 하지만 성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되는 것은 여학생도 마찬가지이다."우리사회에 팽배해 있는 그릇된 성이데올로기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심선아양(문헌정보학과 3년)은 "남성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도 인식할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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